"농아인의 인권을 보장하고 불법노점 벌과금 70만원을 마련하지 못해 목숨을 끊은 청각장애인의 넋을 위로하자."

농아인의 청각장애인 1종 면허 제한, 정보접근을 저해하는 방송법 및 영화진흥법의 개정을 촉구하는 집회에 이어 불법노점 벌과금 70만원을 마련하지 못해 목숨을 끊은 한 청각장애인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제를 열었다.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을 가득 메운 농아인들은 청각장애인의 생존권 및 인권확보를 촉구했다.

이날 농아인들은 비가 오는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을 가득 메우며 인권확보와 생계대책을 촉구했다.

한국농아인협회 신동진 고양시 지부장은 "불법노점 벌금 70만원을 마련하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은 한 개인의 불행이라기 보다는 우리나라 35만 청각장애인의 문제"라며 "현재 청각장애인의 실업율은 20%에 달하고 취업분야도 농업과 단순노무직에 편중돼 있어 월 평균 소득이 67만원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신 지부장은 "농아인협회는 한국영화에 한글자막을 의무화하는 영화진흥법개정안, 1종면허 제한을 폐지하는 도로교통법개정안, 참정권 보장을 위한 수화통역과 자막방송 의무화 등의 법률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며 "4월 임시국회에서는 영화진흥법, 도로교통법, 선거법을 조속히 개정하고 장애인연금법 제정과 함께 빈곤 청각장애인의 생계대책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은 "이 땅에 청각장애인의 인권이 존재하는지 묻고 싶다"며 "청각장애인의 권리를 쟁취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이 결의를 다지자 모인 이들이 호루라기를 불며 투쟁의지를 불태웠다.

변 회장 이어 "수화언어의 법적 지위 확보를 위해 범국민 투쟁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청각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확보하기 위해 싸워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농아인들은 집회에 이어 시청까지 가두행진을 벌이는 도중 경찰과의 거친 몸싸움이 하는 등 마찰이 빚어졌으나 추모제는 계획대로 진행됐다.

변 회장은 추모제에서 "70만원의 불법노점 벌금 때문에 자살을 선택한 김씨도 매달 40만원의 생활보조비를 받고 있었지만 한 달 방세 30만원을 내는 것조차 어려웠을 정도로 기초생활보조금은 4인 가족의 생계를 끌어나는데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고 김영근씨의 명복을 빌고 다시는 허망한 죽음이 생기지 않도록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가두행렬을 확보한 농아인들은 피켓을 들고 광화문에서 시청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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