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노종에서 컴퓨터 교육을 받고 계신 한 어르신, 화면의 글씨가 잘 안보여 불편하다고 한다.

 

지난 20일 강동노인종합복지관(관장 이선열, 이하 강동노종) 오전 10시, 2층 컴퓨터 교실에 20명 남짓한 어르신들이 돋보기를 쓰고 독수리 타법에 연신 화면과 자판위로 고개를 왔다 갔다 하며 바쁘다.

강사의 말 들으랴, 화면 보랴, 따라 하랴, 질문도 한 시간에 수천 개가 터져 나온다. 여기 이곳, 컴퓨터를 배우려는 노인들의 열기가 뜨겁다. 그런데 빨간 티를 입으신 한 어르신이 강의실을 돌아다니며 각종 질문을 해대는 어르신 옆에서 강사 대신 친절히 설명해주고 있다.

바로 보조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금자(64, 상일동)씨. 이씨는 ‘제 6회 노소동감대회(마이크로소프트, 케어코리아 공동 주최)’라는 인터넷 정보검색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강동노종에서 컴퓨터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김정숙 강사는 보조교사인 이금자 씨의 활약이 눈부시다며 “이금자 어르신이 안계시다면 수업을 어떻게 진행할 수 있을는지 까마득해요. 큰 도움이 되시죠, 또 이 어르신은 같은 노인의 입장에서 배우고 처음 시작한지라 이른바 ‘눈높이교육’이 가능하세요. 그 점은 제가 메울 수 없는 부분을 훌륭히 채워주세요”라며 감사를 표했다.

이금자 어르신이 배우고 있는 한 어르신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금자씨는 언제부터 컴퓨터를 다뤘을까? 2년 전 컴퓨터를 배우고 싶어서 강동노종에 다니게 됐다는 이씨는 6개월 전부터 강동노종에서 보조교사로 자원 활동을 시작했다.

“일주일에 3번 월수금, 오전 9시부터 10시 20분까지 어르신들 수업에 함께 해. 나도 다 겪어온 과정이고 어떤 부분을 모르고 답답해하는지 아니까 가르치는 게 수월해.”

성격이 조용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의 이씨는 나서는 법이 없다. 노소동감 대회도 사회복지사와 강사가 나가보라고 떼 밀어 참가 했는데 덜컥 1등을 하게 된 것. 그것도 운이 좋아서 된 거 같다고 말하는 이씨는 겸손하다.

“초등학생이랑 짝 지어 문제를 푸는 거로 진행됐는데 우리 짝꿍이 잘해줬어. 그리고 문제도 쉽게 출제됐지 뭐야, 더 잘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운이 따른 것 같아.”

부상으로 받은 노트북은 이씨의 막내아들이 사용하고 있다.
“아들이 대회 나가서 타왔다니까 너무 좋아하더라고, 더 열심히 해 보라고 응원도 해주고 엄마가 대단하다고 말해주니 기분도 좋더라”

보조교사 이금자 씨가 한 어르신에게 가르쳐 주고 있는 모습

이씨는 나이가 들어서도 배움에 게을리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아는 게 힘이라고 말하는 그는 배움이 즐겁다고 말한다.

인터넷 경우 무궁무진한 세계가 있다며 편리하고 정보도 많아 인터넷 이용을 하면 시간 가는지 모르겠다는 이씨는 많은 노인들이 인터넷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은 쉽고 편리하고 다양한 세상이 있잖아. 노인은 고립돼 있는데 이런 인터넷 공간을 잘 활용하면 더 좋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 수 있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

세상을 대하는 데 적극적으로 임하는 이씨는 “배움은 살아가는 데 힘이되며 나의 즐거움이기도 하다”며 이씨는 오늘도 힘차게 복지관 강의실 문을 연다.

*웹버족이란 인터넷을 뜻하는 웹web과 노년층을 뜻하는 실버silver의 합성어로 인터넷을 즐기는 노년층을 이르는 신조어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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