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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 실효성 제고 위한 대책 마련 절실성희롱 업무 이관 3주년 기념 세미나 개최
인권위 성희롱 진정 실질적 구제 75%
최문정 기자 | 승인 2008.07.01 12:05

“성희롱 진정에 대해 조정·합의에 의한 손해배상은 100% 이루어지는 것에 비해 권고를 통한 손해배상은 25%도 수용되지 않아 문제이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 차별시정본부 이수연 성차별팀장은 지난 3년간 인권위에 진정된 성희롱 사건에 대한 처리결과 수용률에 대해 이 같이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 발제를 맡은 발제자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4일 성희롱 업무 이관 3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진정 현황 및 처리결과를 정리해 평가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에서 이수연 팀장은 ‘성희롱 시정 활동 평가 및 성희롱 규제의 실효성 제고를 위하여’란 발제를 통해 ‘권고 실효성 제고를 위한 대안이 마련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여성부 두 기관에서 담당해오던 성차별·성희롱 시정 업무는 2005년 6월 23일부터 성희롱·성차별 시정업무 일원화로 인해 국가인권위가 통합·전담하게 됐다. 이에 따라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이 폐지되고 국가인권위원회법이 개정돼 성희롱 관련 조항이 신설된 바 있다.

토론회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참여자들

인권위 성희롱 진정 실질적 구제 75%

2001년 11월 인권위 설립 이래 2008년 5월 31일 현재 총 391건의 성희롱 진정이 접수돼 358건이 처리 종결됐으며, 그 중 '국가인권위원회법'규정상 조사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사건(173건)을 제외하고 권고, 조정, 합의 종결, 조사중해결 등의 방식으로 실질적 구제가 이루어진 사건은 총 162건으로 조사대상사건 대비 75%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체 대표자, 상사로부터의 성희롱이 가장 많아
진정인과 피진정인의 관계를 살펴보면, 상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진정한 경우가 63.8%로 가장 많으며, 진정인의 성별 분포는 여성이 97.4% 이다. 피진정인의 소속 기관과 직업은 민간기업체 종사자가 55.9%로 절반을 넘으며 이 중 17.6%는 기업주이고 12.2%는 고위 관리직으로 나타났다.

직장에서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할 때는 중간관리자 이상 간부급들이 필수적으로 참여하도록 기관장 등이 모범을 보이고 독려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또한 성희롱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할 책무가 있는 중간 간부 이상의 직원이 하급자를 성희롱 했을 때는 동료간의 성희롱보다 그 책임을 더욱 엄중하게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직장동료에 의한 성희롱 진정도 12.5%로 나타났는데 우리나라처럼 남성 중심적이고 연령주의가 강한 조직풍토 하에서는 동료에 의한 성희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피진정인 중 기업체 사장이나 기관장 등 대표자의 비율을 집계한 결과, 전체 391건 중 114건으로 29.1%나 돼 생사 여탈권을 쥐고 있는 고용주 또는 대표자에 의한 성희롱 제기가 많았다.

직장 내의 일상적인 성차별 문화, 회식문화의 개선 필요 
성희롱 발생 장소를 집계한 결과 사업장 내에서 발생했다고 제기된 사건이 전체의 절반 정도(50.5%)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일상적인 성차별적 문화를 개선해야 함은 물론 성희롱의 예방도 일회성의 연례 교육 행사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다음으로는 ‘회식 중’이 21%로 나타나 우리 사회의 회식문화와 음주문화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희롱으로 인한 정신적, 경제적 피해 심각 
그동안 인권위가 시정권고 했던 39건의 성희롱 사건의 피해내용을 분석한 결과 직장에서 비자발적으로 퇴직한 경우가 39건 중 15건으로 38.4%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과만을 보아도 성희롱은 중대한 여성인권 침해의 문제이자 노동권 침해의 문제이다. 그리고 8건의 피해자는 상당 기간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병원에 입원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고 그 중 2명의 피해자는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성희롱은 피해자의 신체 및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직장과 일상생활 전반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다.

공공부문 성희롱 예방 강화 필요 
인권위에 제기된 성희롱 사건 중 국가기관, 지자체, 검찰 및 경찰, 구금시설, 군대, 교육기관 등 공공부문에서의 진정 비율을 모두 합하면 35.1%로 전체의 1/3을 넘는다. 공적 영역에서의 성희롱 예방과 시정을 위한 보다 강화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교육공무원에 의한 성희롱[대학교수(6.4%), 초중등학교 교사(6.1%)] 진정사건 비중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영세 사업장 및 영세 단체에서의 성희롱 특히 취약 
성희롱이 제기된 기관은 주식회사, 개인회사, 사법인, 단체 등 민간 사업장에서 제기된 성희롱이 전체의 72.5%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식회사는 대부분 중소기업인데 개인회사가 전체의 20.9%나 된다는 것은 5인 미만의 영세 사업장이나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소규모 업체 등이 성희롱의 취약지대이다. 

성희롱 피진정인의 직업 중 민간단체나 시설의 종사자도 9.4%로 적지 않은데 이 분야는 여성부의 공공기관 성희롱 예방현황 점검이나 노동부의 민간사업장 실태 점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분야로 성희롱 예방교육의 사각지대이므로 이 분야의 특성을 감안한 별도의 대책마련도 요구되고 있다.

예비취업자들에게 성희롱 예방교육 제공 필요  
성희롱 진정인의 연령은 20대가 34.4%로 나타났는데 20대 여성이 전체의 1/3을 넘어선다는 것은 직장에서 저연령의 낮은 지위로 조직 내 위계구조의 가장 말단에 존재하는 사회초년생들이 성희롱에 가장 취약한 게 현실이다. 

그 다음으로는 30대 진정인도 25.8%로 높았고 4~50대 진정인도 16.6%나 되는데, 이는 성희롱이 젊은 여성들에게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님을 의미하며 많은 중·장년층 여성들이 노동시장 내에서 정규직 등 안정적 일자리 보다는 열악한 조건에 처해 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성희롱 시정권고는 74% 이행, 조정과 합의종결은 100% 이행
한편 그동안 손해배상, 인권교육 등을 권고한 39건의 성희롱 사건은 74% 이행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9건은 조정위원회에서 조정 성립, 47건은 조사관들의 조사과정에서 양당사자 합의로 종결되었는데 조정과 합의조정을 통해서는 사과, 손해배상 등이 100% 이행됐다. 진정 제기 이후 위원회 조사과정에서 애초의 문제가 원만히 해결돼 진정이 취하된 사건도 67건이다.

이수연 팀장은 "인권위 진정사건의 효율적 해결을 위해서는 조정, 합의조정 등의 실효성 강화, 인권위법상 사용자 책임부분 보완, 가해자 교육의 실효성 확보, 수사기관과의 공조 등 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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