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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위헌 여부 24일 공개변론…헌재 판단 '주목'“생명권” vs “결정권” 대립 첨예
김명화 기자 | 승인 2018.05.23 14:44

낙태죄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공개변론이 열린다. 지난 2011년 11월 공개변론에 이어 이듬해 8월 심리에서 낙태죄 합헌결정을 내린 지 6년 6개월 만이다

헌법재판소는 24일 대심판정에서 낙태죄 관련 형법 269조 1항과 270조 1항에 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 사건의 공개변론을 진행한다.

이미 합헌 결정이 나온 적 있는 사건이지만 이번엔 위헌 결정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6년 전 합헌 결정을 내리던 당시 헌법재판관들이 모두 퇴임한 데다 여성가족부가 헌법재판소에 ‘현행 낙태죄조항은 재검토돼야 한다’는 취지로 지난 3월30일 의견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게다가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낙태죄 조항에 대해 직간접적인 반대 의견을 낸 재판관들도 이진성 헌재소장을 비롯해 6명이다. 이 헌재소장은 지난해 인사청문회에서 ‘(임신 후) 일정 기간 내에는 낙태를 허용하는 방향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이수·강일원·안창호·김창종·유남석 재판관도 ‘태아의 생명 보호와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조화돼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기낙태죄’ 조항이라고 불리는 형법 269조 1항은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270조 1항은 '의사·한의사·조산사·약제사 등이 부녀의 승낙을 받아 낙태한 때에는 2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다.

의사인 A씨는 2013년 11월부터 2015년 7월까지 69회에 걸쳐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업무상승낙낙태 등)로 기소됐다. 1심 재판 중 A씨는 해당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하자 지난해 2월 직접 헌재에 헌법소원을 냈다.

공개변론에서는 임신한 여성의 자기낙태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이 기본권을 침해해 헌법에 어긋난다는 주장과 태아의 생명권을 존중해 낙태죄를 현행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A씨 측 참고인으로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이사 고경심씨가, 법무부 측 참고인으로는 정현미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참석한다.

낙태죄 위헌을 주장하는 A씨 측에선 “태아는 그 생존과 성장을 전적으로 모체에 의존하므로 생명권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면서 “여성이 임신·출산을 할 것인지 여부와 그 시기 등을 결정할 자유를 제한해 여성의 자기운명결정권과 건강권을 침해하며 원치 않는 임신 및 출산에 대한 부담을 여성에게만 부과하므로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일반인에 의한 낙태는 의사에 의한 낙태보다 더 위험하고 불법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의사에 의한 낙태를 가중처벌하는 의사낙태죄 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는 데다 의사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의견이다.

반면 낙태죄를 현행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인 정부 측은 “모든 태아에게는 동일한 생명권의 주체성이 부여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낙태의 급격한 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또 낙태한 의사를 처벌하는 것에 대해서도 “태아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낙태 시술을 하는 경우 비난가능성이 일반인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의사낙태죄 조항 역시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앞서 헌재는 지난 2012년 8월 낙태죄 관련 270조 1항의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대4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의견이 동수로 갈렸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위헌 정족수인 6명에 달하지 못해 합헌결정이 나왔다.

당시 헌재는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임신 24주 이내의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며 “태아는 성장 상태와 관계없이 생명권의 주체로서 보호를 받아야 하므로, 임신 후 몇 주가 경과하였는지를 기준으로 보호 정도를 달리할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 조산사낙태죄 조항에 대해서도 헌재는 “태아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의료업무종사자가 낙태 시술을 하는 경우 비난가능성이 크다”며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거나, 형벌체계상의 균형에 반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반대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자기낙태죄 조항은 임신 초기(임신 12주 이내)의 낙태까지 전면적,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처벌하고 있어 임부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봤다.

김명화 기자  mh6600@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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