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광 현(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우리의 삶은 살펴볼 때 전부 일방적인 관계가 많은 편이다. 시설에 입소한 노인의 경우에는 인간관계가 빈약하고 자녀들과의 관계 밖에 없고 게다가 시설노인의 관계는 케어하고, 케어 되는 관계다. 이런 일방적이고 수동적인 관계는 인간관계가 빈약한 것 이상으로 인간을 불안감으로 내몰 수 있다. 

케어 관련된 실천적인 입장에서 생각하면, 일방적으로 상대와 관계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상대를 무력하게 할 것인가라는 것이다. 프랑스의 철학자로 미셀 푸코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권력의 생성과정을 일방적으로 보는 관점이 권력의 발생기반이 된다고 말한다. 예컨대 이쪽에서는 보이고 상대편에서는 보이지 않는 관계가 실은 권력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그렇다면 전문가라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권력이 된다는 것이다. 의료 전문가라는 것은 환자의 문제점은 보여도 환자본인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의료 전문가는 그것 자체로‘권력자’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식의 체계 그 자체가 권력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푸코는 권력이라는 것은 우리들 밖에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들의 관계 속에 종횡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서 자기 자신이 어떻게 권력적이지 않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가를 일생의 과제로 한 사람이다.

이러한 일방적으로 본다는 것은 케어현장에서는 의사가 아니어도 누구라도 그런 ‘권력자’가 되어 있을 수 있다. 감시 카메라라는 것이 있다. 그러한 감시 카메라를 도입하고 비용을 절약하려고 하는 시설이 있다. 이것은 일개 생활지도원이 노인에 대해서 권력자가 된다는 것이다. 관리자는 노인을 볼 수 있지만 노인은 관리자를 볼 수 없다. 게다가 그것은 비용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 계속 모니터를 보고 있는 자가 한사람 있어야 하기 때문에 침대 가까이 갈 수도 없다. 침대 측면에 가서 스킨 쉽 한 가지라도 하려면 조용히 자는 사람들에게 뭔가 일어나지 않을까 계속 모니터를 보아야 하는 것이다. 침대 측면에 가서 노인의 얼굴을 본다는 것은 권력적이지 않다. 상대도 이쪽의 얼굴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은 어떤 얼굴로 상대를 보고 있는 것을 언제나 상대의 시선에 의해 점검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감시 카메라라면 이러한 관계가 없어지게 된다. 그러기에 권력자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케어에서도 생각할 수 있다. 케어 받는 노인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면, 스스로 걸어서 어디에도 갈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생활 전부가 24시간 케어 하는 부인에게 노출되어 있다. 그러나 부인의 생활은 남편에게는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면 시장에 간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물론 시장에 간 것이지만 시장에 가 있다고 말해도 다른 남자와 만나고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또 부인이 다른 방에 가서 전화를 하고 있으면 이미 그것으로 남편 쪽에서는 보이지 않은 세계에 들어가 버린다는 상황이 된다. 

절대적인 차이가 있는 관계가 되었을 때 ‘가능성은 있다’라는 것이지만 ‘틀림없어’라는 믿음이 바뀌는 것은 작은 계기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고 있을지 모른다’라는 것까지는 아직 정상입니다. 이것이 ‘하고 있음에 틀림이 없어’라는 것은 망상이라던가 이상한 세계에 들어있는 것이지만 이것은 근소한 차이라는 느낌이 든다. 특히 나이든 분들의 심리라는 것은 시설직원들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부정적인 것을 먼저 받아들인다. 우리는 이것을 ‘방위기제의 선취’라고 부르고 있다.

노인은 실패 한 뒤 방위기제를 하는 것이 아니고 실패하기 전에 방위기제를 해 버린다. 이것이 ‘방위기제 선취’다. 예를 들면 ‘나 같은 건 죽는 편이 나’라고 자주 말하지만 나눠준 약이 다르거나 하면 큰 소동을 일으키기 때문에 진심으로 말하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주변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나 같은 건 도움이 안 되고 빨리 죽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음에 다름이 없다는 기분이 노인의 마음에 있다는 것이다. 주변으로부터 그런 말을 듣는다는 것은 굉장히 불쌍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듣기 전에 스스로 말하고 반응을 보인다.

‘나 같은 건 빨리 죽는 편이 낳겠죠’ 라고 해도 ‘그렇죠’라고 말하면 안된다. 환자는 주변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시험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험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또 ‘나는 이미 가족에게 버려졌다’라고 자주 말하는데, 그것은 면회 오기를 바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면회 와 달라고 부탁하고 면회를 와주지 않으면 그렇게 비참할 수 가 없기 때문에 ‘버려졌다’라고 가장 나쁜 상황을 선취하는 것으로 상처 받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노인케어에 있어 빈약한 인간관계를 풍부하게하고 일방적 수동관계는 상호적인 관계로 개선해야 한다. 그러나 상호적인 관계라는 표현은 우스운 표현이고 관계라는 것은 본래 상호적인 것이다. 일방적인 관계라고는 부르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정말로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 그것이 가능한 노인 케어 서비스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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