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노동자들이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힘든 문제가는 '장시간 노동'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보육노동조합(위원장 김명선)은 지난 3월 21일부터 4월 9일까지 각 지부별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인터넷 설문조사를 통해 보육노동자가 생각하는 보육노동의 어려움과 노조의 필요성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보육노동자의 55%는  '장시간 노동'을 어린이집에서의 가장 힘든 문제라고 답했다.장시간 노동을 언급한 응답자의 60% 이상이 '아파도 병원 갈 틈 없다'다고 답해 어린이집 내 병가 또는 월차 사용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초과근무수당도 없다'는 답변이 나와 장시간 노동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25%는 '과도한 아동의 수'를 지적했다. 응답자 대부분은 '많은 아이들을 혼자서 다 돌보라고 할 때'가 많았으며,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아이들에게 '소리 지른 적도 있다'고 답해 교사 대 아동의 높은 비율이 보육노동자의 노동조건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관측됐다.

또 '배가 고픈 데 식사지도 할 때'라는 답변도 있어 실제 현장에서 보육노동자의 점심시간은 휴게시간이 아닌 근로시간임을 나타내고 있다.

이 밖에도 원아모집이 안 되었다고 사직을 요구할 때(10%), 월차, 산후휴가 등 휴가가 없을 때(10%), 월급이 적을 때(10%) '서럽다'는 답변이 나왔으며, 원장 또는 부모의 비인간적인 처사(15%)에 대한 언급도 높은 퍼센트를 차지했다.

'나는 이럴 때 노조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5%가 '병원갈 수 있는 환경', '월차 필요' 등의 노동시간, 휴가 확보를 언급했다. 또한 '당당하게 일한 만큼 사회적 급여를 받고 싶을 때'와 같은 생활임금 확보 역시 25%로 나타났으며, '아이들 간식이 너무 부실한 걸 볼 때', '아이들을 돈으로 바라볼 때'등 시설비리 타파에 대한 답변도 25%로 나타났다.

보육노조 관계자는 "이번 조사의 중복 답변율은 약 35% 정도이며, 조사 집단이 한정되어 결과의 일반화에 무리가 있지만 보육노동자가 현장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과 노동조합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오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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