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빈곤 등을 이유로 한 장애인 사망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3월 하순경 청각장애인 김모(43·경기도 화성)씨가 불법노점 벌과금 70만원을 마련하지 못해 자살한데 이어 뇌병변장애인 최모(46)씨는 병원 치료비 문제로 고민하다 잠실대교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또 지난 3일에는 할머니가 '아들에게 짐 된다'며 정신지체장애인으로 간질까지 앓고 있는 손녀(10)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할머니는 자녀 6남매 가운데 4명이 교통사고나 병으로 숨지고 남은 두 아들마저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한다. 더욱이 손녀의 병을 고치기 위해 빌린 빚 보증을 큰아들이 섰으나 이를 갚지 못해 두 아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손녀를 살해했다는 것이다.

또 지난 10일 강원도 원주에서는 최모(60)씨가 10여 년 동안 부양하던 형의 가족에 대한 스트레스를 참지 못하고 농아인인 형(67)과 형수(48), 정신지체인 조카(23)를 살해했다.

최씨는 노동현장을 전전하며 10여년 전부터 농아인인 형과 형수, 정신지체 장애인인 조카를 부양해 왔으며, 숨진 최씨의 형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물 등을 수집하는 등 어려운 생활을 해왔다고 한다.

또한 하반신인 남편을 수십년간 병간호해오던 김모씨(58·수원시 장안구)가 자살을 시도하던 남편을 목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11일 경찰에 붙잡혔다.

이와 관련 한국농아인협회(회장 변승일)는 12일 성명을 내고 "이 땅의 장애인들은 인간으로서 향유할 수 있는 인간다운 삶은커녕 기본적인 생존권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회와 정부는 장애인연금법제정 등 장애인들이 오래 전부터 요구하여 왔던 생계대책을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농아인협회는 또 "장애인들이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거리를 전전하지 않도록, 가정이 붕괴되고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심지어는 살해까지 당하는 불행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도록 장애인의 빈곤문제를 국가과제로 인식, 국회와 정부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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