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달 19일, 일부 조항 유보, 선택의정서 비준거부, 입법 및 예산 조치를 명시하지 않은 껍떼기 뿐인 장애인 권리 협약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비준동의안의 의결을 앞두고 장애인 단체들이 국내비준 거부 의사를 밝힘과 동시에 곽정숙, 박은수 의원을 비롯한 18대 국회의원들과 오22일 국회 의원회관 125호에서 오전 10시부터 간담회를 개최했다. 

총 22개 단체로 구성된 ‘장애인권리협약한국비준연대’는 지난 16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비준동의안은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고, 차별을 금지하려는 장애인권리협약의 정신을 정변으로 위반하고 있다”며 비준 안 거부의사를 표했다.

정부가 제출한 ‘장애인권리협약비준동의안’을 살펴보면 상법 732조(15세미민자,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다)와의 충돌을 우려해 25조(마)호 “공평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제공되는 건강보험 및 국내법에 따라 허용되는 생명보험의 제공 시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금지한다”의 비준을 유보했다.

비준연대는 이를 “장차법 17조(금융상품 및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의 차별금지)”에 반한다며 “정부는 상법 732조를 개정하고, 장애인 권리협약 25조(마)항을 비준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정부는 참고사항을 통해 협약의 대부분의 조항이 장차법 등 국내법에 의해 이행되고 있다며 별도의 입법조치 및 예산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이는 비준에 따라 국내법의 개정이나 어떠한 제정정책의 변화도 없을 것 이라는 의사표현이라 볼 수 있다.

정부가 내놓은 비준 안이 ‘선택의정서’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선택의정서’를 비준하지 않으면 협약에 반하는 권리침해 행위에 대해 한국의 장애인들은 유엔의 장애인권위원회에 진정할 수도, 유엔에서는 조사관을 파견해 미준수나 권리침해에 대해 시정 권고 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비준연대는 이어 협약 12조의 법적능력을 권리 능력이 아닌 행위능력으로 해석해 지적장애인과 정신장애인 등이 법적 권한 행사에 있어 차별받지 않도록 이에 따른 입법ㆍ행정조취를 취하라고 주장했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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