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P 노인요양기관. 노인장기요양보험 시행 전에는 가정봉사원 파견과 주간보호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요양보험 시행을 맞아 장기요양기관으로 등록, 시설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P요양기관은 30명의 입소노인을 받을 수 있으나 현재 단 8명의 노인만을 케어하고 있다. 요양보호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며칠 일 하더니,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일이 힘들고 월급 또한 적다며 그만두고 나가 지금 새로 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새로 들어온 요양보호사가 또 얼마나 일할지 걱정이다.” P요양기관의 사회복지사의 말이다.

영등포의 S재가요양기관은 3등급 판정자 노인을 대상으로 방문요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센터장 김병옥 씨(48, 가명)는 요양보호사를 시간제로 돌려야 운영이 될 것 같다며 어려움을 토로한다. 방문요양은 하루에 4시간의 한도가 있어 한 요양보호사가 하루에 케어 할 수 있는 대상 노인의 수는 한정돼 있다.

김 씨는 “15명의 어르신들과 계약을 하고 요양보호사 3명을 두고 있다. 그런데 모두들 오전 타임을 원하고 요양보호사의 인력은 한정돼 있다. 운영 수가를 따져봤을 때 요양보호사를 모두 정규직으로 쓰는 것보다 시간제로 써야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김 씨도 타임제로 했을 때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노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서비스의 중추를 담당하는 요양보호사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일본의 경우,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력난에 심하게 허덕이고 있어 여야가 합심해 이들의 인건비를 올리는 법안을 제출한 바 있다. 또한 일본은 요양보호사의 이직률이 많아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 17일 제 2회 노화연구포럼에서 군산대 엄기욱 교수는 “요양보호사, 양적 충족했으면 이젠 질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제도개혁이 필요한 때”라고 일침을 가했다. 정부가 요양보호사 양성기관을 신고제로 한 결과 전국에는 현재 천여 개의 요양기관이 우후죽순으로 난립됐고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강사진과 교육내용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엄 교수는 서비스 제공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요양보호사라며 현재의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기관이 신고제가 아닌 인증제로 전환해 정기적인 관리가 돼야 하며 나라에서 주관하는 교육기관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요양인력의 직업적 전망이 담보돼야 잦은 이직률을 막고 서비스 질이 보장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보건복지가족부가 기획한 제 5차 노인장기요양보험 관련 세미나에서 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용득 교수는 사회복지서비스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직업적 전망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고된 노동에 비해 임금이 적으므로 직업적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든 예는 영국의 시스템으로 요양인력을 1등급, 2·3·4등급으로 나눠 경력이 높아질수록 등급이 올라가며 이에 따라 월급이 상향 조정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케어 인력들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인이 부여되며 잦은 이직을 방지하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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