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바라는 것은" 한 참가자가 촛불을 켠채 생각에 잠겨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200여명의 장애인들이 활동보조 생활시간, 가족지원 예산증액 쟁취를 외치며 23일 종로구 계동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앞에서 밤샘 농성에 돌입했다.

오후 5시 30분경부터 복지부 앞에서 활동보조서비스 ‘대상, 시간, 자부담’ 폐지와 가족지원책 조속한 제도화와 예산증액을 촉구하는 결의 대회를 시작한 이들은 곧 복지부 앞 1차선 도로를 점거했다.

이에 복지부 3방향 통로를 차벽으로 친 채 대기하고 있던 경찰이 인도까지 저지선을 쳤으나, 지나가는 시민들과 장애인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도로로 물러났다.

인도까지 점거했던 경찰이 시민들과 장애인들의 거센항의에 결국 길을 터주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대표는 “장애인들의 하루는 5시간이냐 복지부에 묻고싶다”며 “우리도 24시간을 살아갈 수 있는 기본권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탄했다.

한편 6시 35분경 종로경찰서장이 나와 “여러분은 집시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인도에서 시위를 계속하던지, 아니면 당장 해산하라”고 3차 해산 경고를 하기도 했다.

한 부모연대 임원은 “뇌병변 장애아인 내딸은 배가 고파도 울지 않고 표현도 하지 않는다. 내가 만약 죽게 된다면 내 아이와 같이 죽는 걸 택할 것이다. 그 것은 내가 없으면 돌봐줄 이 없는 내 딸도 곧 죽게 될테니까...”라며 울분을 터트렸다.

이후 대회가 진행되던 7시 20분경 참가자들이 반대편 2차선 도로를 기습적으로 점거해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부상자가 발생하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채증에 항의하다 한 참가자가 연행됐다 풀려나기도 했으며, 경찰의 진압 상황을 보고 놀란 한 장애아동이 쓰러지는 일도 발생했다.

시위대가 도로를 점령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어 9시 20분경 경찰은 시위대가 촛불문화제를 진행하려하자 시위대를 도로 중앙으로 몬 후 휠체어를 들거나 끌어내 인도로 몰아세웠다. 경찰은 휠체어 바퀴가 통째로 빠지거나 발판이 부서질 만큼 강경하게 진압했고, 시위대를 향해 욕설을 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이들은 24일 오전 중에 복지부 차관 면담을 요청한 상태며 복지부의 수락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장애인단체들은 16일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후 복지부 장관 면담과 복지부의 입장표명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여왔다.

시위자들이 복지부에 항의하는 문구들을 적은 판에 물풍선을 던지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장경민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