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 7월 10일 자로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노인들의 안전하고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폭염대비 노인보호대책이 마련됐다.

구체적으로 지역 내 냉방시설이 설치된 읍면동 사무소나 공단 지사, 종교시설, 노인들이 자주 가는 복지관이나 경로당 중심으로 무더위쉼터(쿨링센터)를 지정한 것. 아울러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나 요양보호사 등의 노인관련 서비스 인력 등을 활용해 폭염 시 안전사고에 협조를 당부했다.

하지만 정작 쿨링센터로 지정된 경로당 등지는 지자체 예산 및 지원에 따라 양상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구로구 내 쿨링센터로 지정된 한 경로당에서는 에어콘을 올 들어 틀어본 적이 없다. 노인 약 30명이 모여 있는 공간에는 단 4대의 선풍기만이 돌아간다.

경로당 회장은 운영비 30만원을 지원받지만, 운영비로 충당하기에도 빠듯하다며 손사레를 쳤다.

“에어콘 한 대는 선풍기 50대가 돌아가는 전력소비량과 맞먹는다. 틀면 좋겠지만 전기세가 엄두가 안나 틀수가 없다. 냉방비를 도와준다면 모를까.”

경로당 에어콘은 사용을 하지 않아 커버가 씌어져 있다.

 

구로구청 측에서는 폭염주의보가 내리면 쿨링센터로 지정된 경로당 33곳과 노인복지관, 사회복지관 등지에 에어콘을 잠시 틀라며 ‘연락’한다고 하지만, 운영비 지원이 일절 없는 말뿐인 복지 서비스다.

그러나 영등포 구청의 경우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이곳은 쿨링센터로 지정된 경로당이 약 160여곳. 운영비 외에 여름 냉방비 지원 10만원 정도를 면적별로 차등 지급한다고 밝혔다.

경로당 운영비 또한 지역별로 2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곳도 있다.

선풍기만으로 더위를 식히고 있는 경로당 노인들 .

이미 노인인구비율이 33%를 넘어(2005년 기준) 초 고령사회로 진입한 전북 고흥군 경우, 군 내 629개소의 경로당이 있으나 평균 지원금이 월 6만원이며 에어콘이 있는 곳은 한군데도 없다.

복지예산이 지자체로 이양되면서 나타난 형평성 문제다. 복지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나는 데 정부는 정책을 만들기만 하면 된다는 식이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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