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노동부가 입법예고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이하 장고법)개정안 중 장 1~2급 중증장애인 고용 시 이를 2배수로 인정해 사업주의 고용부담금을 경감해주는 ‘2배수 인정제’를 두고 장애인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회장 권인희, 이하 한시련)은 “장애유형과 경증장애인에 편중돼 온 우리나라 장애인고용실태를 획기적으로 개선, 그간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온 중증장애인의 고용환경과 고용 률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7일 환영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에 반해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이하 연구소)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장차연)는 각각 성명을 발표해 ‘2배수 인정제’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지난 7월 24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중증장애인을 2분의 1로 취급하는 2배수 고용제도는 장애를 가진 사람의 노동을 획일적인 숫자로 환산함으로써 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연구소는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는 사업주에 대한 부담금을 조금이라도 감면해 주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게 한다”며 “근로지원인 제도도입, 보조기구 지원, 편의시설 확충 등 장애인 당사자의 의견을 반영한 적극적인 조치를 포함한 개정안을 다시 준비하라”고 비판했다.

전장연 또한 7월 31일자 성명에서 “우리나라는 이미 중증장애인의 고용 시 더 많은 고용장려금을 지급하고 고용부담금을 감면해주는 간접적인 2배수고용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고용인원 자체를 2배로 인정해주는 것은 실효성이 크지 않으며, 오히려 의무고용률 만을 직접적으로 낮추는 효과를 지닌다”며 실효성 의문을 제기했다.

전장연은 이어 “지자체의 의무고용률 자체를 6%로 강화하고, 모든 기관이 매해 6%이상의 장애인 공무원을 선발토록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또한 민간기업의 의무고용률도 3%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법률로써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중증장애인 2배수 인정제’는 지난 1995년 정부가 추진한 ‘장애인고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포함되었으나, 사업주의 부담만 경감시킬 뿐 장애인고용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장애인계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 무산된 바 있다.

한편 노동부는 오는 18일 오후 3시부터 여의도 소재 사학연금회관 세미나실에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한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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