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시행된 장기요양보험이 31일로 시행 한달을 맞았다. 그러나 아직 많은 국민들이 제도의 시행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가 하면 서비스 대상자와 공급자 모두 시행 한달 만에 벌써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보험료 징수가 이루어지면서 국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고령화 사회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 제도가 시작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아직은 요양시설과 요양병원의 역할 구분, 시설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 요양보호사들의 급여 확대 등 많은 과제들이 남아 있지만 차차 보완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보건복지가족부의 노인장기요양보험 시행 현황에 따르면 4월 15일~7월 18일간 총 신청자는 25만 4000명이고 이중 등급판정자는 18만 3480명 중 1등급~3등급 인정자는 12만 9580명(70.6%), 등급외자는 5만 3900명(29.4%)으로 집계됐다.

현재 인정자 12만 9580명 중 5만 9684명(46.1%) 장기요양급여를 이용중이며 수도권은 인정자 4만 8095명중 2만 215명(42%)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시작 하자마자 문제점이 불거지고 있다. 6월말 기준으로 요양보호사는 초과 배출 돼 취업이 불투명한 상태이며 교육기관 간 과잉경쟁으로 불법사례가 발생해 부산·인천·광주·경기·울산·제주·강원 등 8개 시도의 22개 교육기관에 경고 등 행정처분이 내려지기도 했다.

특히 시행 초기 문제점으로 가장 크게 불거진 것은 요양시설 종사자 인건비 삭감 이용자 본인부담 과중, 요양시설 간 시설·서비스 수준의 편차, 장기요양서비스 제공 거부 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쏟아지는 요양보호사 구인광고만 보더라도 대부분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거나 시간제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비정규직 양산은 결국 임금은 작고 일이 힘든 결과를 가져온다. 또 정부가 정한 수가는 따로 있지만 시설 근로계약에 의해 이것저것 제하면 60%만 순순 임금이 되며 재가시설에서 시간제로 근무하는 경우에는 요양보호사가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돈은 시간당 6000~7000원 불과해 낮은 처우로 인한 잦은 이직으로 이어져 서비스 질 저하의 문제점을 양산한다.

또 이용자 본인부담이 과중하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의 요양시설이 비용부담이 감소됐으나 일부시설, 수도권 지역 개인 운영시설은 비용부담이 크게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일부 주야간보호시설 실비이용자의 경우 종전 이용료에 식재료비 가산으로 비용부담이 증가하기도 했다.

거기다 일부 시설에서는 요양비를 많이 받을 수 있는 1등급을 선별해서 입소시키고 치매 노인 등 수가가 낮은 노인들은 거부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또 기존에 무료로 시설을 이용하던 기초수급자들이 쫓겨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어 불만은 속출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부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행정처분이나 인센티브 제공, 수가 조정시 반영 등 방안 적극 검토와 대책 마련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조금 더 현실을 반영한 대안들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의료 보험 제도조차 없던 우리 나라에서 장기요양보험의 시행은 높이 평가할 만한 일이다. 그리고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출발 시점이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아직은 장기요양보험의 불완전한 면이 많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얼마나 빨리 해결하느냐가 우리의 과제이며, 안정화를 앞당기기 위해 도출된 문제점들을 빠른 시일 안 보완해야 한다. 그래야 시행 한 달을 맞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앞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사회보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빠른 대응과 문제해결을 기대 해본다.

최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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