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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가 함께 돌보는 ‘커뮤니티 케어’가 “진정한 웰다잉(Well-Dying)”“홍반장 같은 사회복지사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
김명화 기자 | 승인 2018.09.17 17:01
조병기 사단법인 참사랑복지회 이사장

수리면 수리, 배달이면 배달, 요리면 요리, 노래면 노래, 싸움이면 싸움… 못하는 게 없는 만능 재주꾼 ‘홍반장’. 2004년에 개봉한 영화 ‘홍반장’에 등장하는 남자주인공 홍두식은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짜짜짜짠 나타나는 우주소년 짱가’같은 존재다. 마을의 모든 대소사에 반드시 끼어들며 그의 도움을 청하는 이들에게 손과 발이 되어준다. 조병기 사단법인 참사랑복지회 이사장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 돌봄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의 중심에 홍두식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사회복지사라면 ‘홍반장’처럼
조병기 이사장은 “누구든지 늙어 수족이 불편해지면 수발할 사람이 필요하다. 영화 ‘홍반장’에 등장하는 주인공 홍두식과 같은 인물이 바로 사회복지사의 역할이라는 생각을 수년 전에 했다. 지역사회 어르신들의 수족이 되어주며 그분들이 생을 마감할 때까지 더불어 함께하는 삶이 ‘커뮤니티 케어’의 진정한 목표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참사랑복지회(이하 참사랑)는 산하에 참사랑재가노인지원센터와 구리참사랑노인복지센터, 인천어르신돌봄지원센터를 두고 있다. 2002년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어려운 어르신, 장애인,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쉼터가 되어주기 위해 설립됐다. 존중과 투명성, 윤리성, 도전정신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 참사랑은 올해 조병기 이사장을 추대하고 새로운 정비에 들어갔다. 이제 막 임기를 시작했지만 조 이사장은 참사랑의 처음과 끝이라고 할 만큼 이곳에 올인한 인물로서 설립멤버다.

조 이사장은 “발기인 감사로 참여했는데 당시 지역 해병대 전우회에서 무연고 독거어르신들의 장례를 돕던 게 인연이 됐다. 봉사를 가서 임종을 맞이한 분들을 도왔는데 너무 많은 분들이 돌아가셔서 관리가 어려운 상황을 목격하고 지금까지 일하게 됐다. 1997년도에 해병대 군복차림으로 장례봉사를 시작한 것이 어언 20년이나 됐다”며 복지회와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참사랑에서 봉사활동을 해오다가 동료들의 권유로 사회복지사의 길로 들어섰다는 조 이사장은 그야말로 복지현장을 발로 누빈 실천가인 셈이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지역민에게 헌신할 수 있도록 법인의 직영기관을 늘려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조 이사장은 “2007년 장기요양보험이 생기기 전에는 교회에서 운영하는 비인가시설이 대부분이었고, 환경도 매우 열악했다. 지금은 그때와 비교될 만큼 시설이나 서비스 등이 좋아졌다. 하지만 역할론에서 짚어봐야 할 것은 ‘요양 대상자의 삶도 행복해졌는가’이다. 요양 서비스를 받는 대상자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복지시설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그 역할을 참사랑이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성공적인 ‘시범사업’을 위하여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커뮤니티 케어’ 추진 방침을 공식화하고 종합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지난 6월 공개한 핵심 추진 방향은 △돌봄 복지 등 사회서비스 확충 △지역사회 중심 건강관리 체계 강화 △돌봄이 필요한 사람의 지역사회 정착 지원 △병원, 시설의 합리적 이용을 유도 △지역사회 커뮤니티 케어 인프라 강화 및 책임성 제고 등 5가지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돌봄 수요가 급증하면서 정부는 커뮤니티 케어를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커뮤니티 케어 주요 수요층인 노인, 장애인 인구는 2017년 기준 약 876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17%다. 2026년에는 22.9%로 늘어날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9월부터 4개월간 ‘커뮤니티 케어 시범사업’에 돌입했다. 시범사업은 100가구 정도 되는 마을의 기초생활수급자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기초사업은 서울시가 먼저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참사랑이 모범기관으로서 수행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조 이사장은 “사회복지사 한 사람이 투입돼서 마을을 찾아다니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발굴해 돕는 4개월 사업이다. 처음에는 1년인 줄 알았는데 너무 짧아서 성과를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4계절의 특성에 따라 삶의 주기도 변화를 지켜봐야 하고, 수행인력도 두 명 정도가 조를 이뤄 협동할 때 시너지를 발휘하는데 1명으로 제한하고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시범 기간에 주거환경 개선 또는 시설 보수, 영양, 의료 등 시급한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해 내는 등의 이상적인 커뮤니티 케어의 모형을 도출해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성공적인 시범사업을 위해 사전교육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지역 돌봄’은 지속되어야
조 이사장은 영화 ‘홍반장’을 통해 복지사업에 대한 비전을 키우게 됐다. “지금은 고인이 된 배우 김주혁 씨가 주연을 맡아 열연했는데, 영화를 본 것이 계기가 됐다. 홍반장처럼 복지현장을 찾아다니며 지역민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 싶었다. 지역 중심의 커뮤니티 케어는 지역 어르신들을 케어하면서 더불어 끝까지 살아가는 행복한 삶의 추구를 중요시하는 것 아닌가. 자식들은 부모님이 연로하시면 요양원에 보내는데, 부모님은 두려워한다. 그분들은 집에서 임종을 맞이하길 원하신다. 노인복지가 요양 당사자의 입장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이유다.”

2017년 노인실태조사 결과, 노인의 절반 이상(57.6%)은 ‘거동이 불편해도 살던 곳에서 여생 마치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나 주거환경의 어려움과 돌봄 서비스 부족 등으로 자기 집을 떠나 병원이나 시설로 생활터전을 바꿀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참사랑은 누구보다 이러한 노인 요양 실태를 잘 알고 있었기에 서비스를 받는 당사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릴 수밖에 없었다고.

재가복지 사업 전반을 케어하고 있는 참사랑은 집수리나 의료뿐 아니라 지역사회를 아우르고 있다. 주변 고등학교와 함께하는 급식 봉사는 학생들 점심 급식에서 양을 더 많이 해서 저소득층 어르신들과 나누고 있다. 현재 3~40가구 정도를 배분하고 있다. 참사랑 지역센터에서도 밑반찬을 만들어 50 케이스 정도를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배분하고 있다. 또 주변 빵집이나 떡집에서도 후원을 하는 등 지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인들을 케어하고 있다.

이처럼 물적 지원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로서도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주변 여자고등학교 학생들과 어르신들이 결연으로 일주일에 2~3번 전화나 방문을 하면서 안부를 묻고 있다. 어르신들이 전화를 받지 않으면 직접 방문을 가기도 하는 등 연결고리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조 이사장은 “학생들은 분기별로 교육도 받는다. 학생들에게도 산교육이 될 뿐 아니라 어르신들은 말벗도 되기 때문에 정을 나누는 공동체로서도 역할을 하고 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자원해서 반찬을 챙겨주는 등 관계망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 참여 학생이 점점 늘어나면서 현재는 전교생들 대상으로 확대되었다. 그리고 학생들이 졸업한 후에도, 성인이 되어서도 봉사를 하는 등 지역 돌봄이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고 설명했다.

후원과 공동모금에 관심을
조 이사장은 지금처럼 잘 형성되어 있는 지역 돌봄을 지속하길 바랐다. “성실한 참사랑 가족 중에서 기관을 맡을 사람이 승계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복지현장을 누비면서 노인분들의 필요충분조건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 참사랑을 계속해서 이끌어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성실하게 복지현장에서 인정받은 복지실천가가 어르신들을 잘 섬기는 것은 당연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역민들의 협력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후원이 줄어 운영상 어려움도 없지 않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극소수지만 사회복지시설이나 운영자들 중에서 불미스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후원이 끊기는 사례가 생긴다. 개인 후원자가 많이 줄다 보니 운영상의 어려움이 따른다. 최근에는 미디어 매체를 통해 후원을 연결해놓고 있다. 해피빈이나 같이가치를 통해 지원되는 금액이 적지 않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지원금은 한계가 있어 이러한 모금활동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인건비 후원과 공동모금사업으로 사업하는 참사랑으로서는 미디어 매체를 통한 모금 활동에 의지할 수밖에 없으리라. 정부는 커뮤니티 케어를 통해 장기요양 수급자를 2017년 전체 노인의 8.0%에서 2022년 9.6%로 확대하고, 이후 재가서비스를 중심으로 보장성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통합재가급여 도입(2019년), 신규서비스 개발(이동, 외출 지원, 주거환경 개선) 등 재가서비스도 확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다각적인 노인복지 서비스를 위해서라도 조 이사장은 “현장에서 복지실천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는 자격증을 꺼내도록 독려해야 한다. 일정한 교육을 통해 활동 재개의 발판을 마련한다면 재원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성공적인 지역 돌봄 커뮤니티 케어의 모형을 그들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내고 싶다. 홍반장과 같은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김명화 기자  mh6600@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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