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광화문 KT Square에서 ‘국민연금 개선, 국민의 의견을 듣습니다’ 주제로 국민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공단은 17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국민연금 개선, 국민의 의견을 듣습니다’ 국민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사전 신청자 중 선정된 국민 160명이 참석했다.

국민들은 평소 국민연금에 대해 가지고 있던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놔달라” “국민연금이 정치적으로 휘말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주식운용내역을 공개해달라” “국가가 지급보장을 해준다는 내용을 명문화해달라” 등 날카로운 지적들이 이어졌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일부 질문에 대해서는 직접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한 국민이 지적한 ‘삼성물산 사태로 손실을 끼쳤으면서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발언에 대해 김 이사장은 “삼성물산 사태는 국민연금 입장에서도 트라우마”라면서 “국민에게 불신을 초래했고, 불신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정부에서 불신을 초래한 사태에 대해서 반성한다”고 답했다.

김 이사장은 또 부담없는 혜택은 있을 수 없다는 발언을 통해 보험료 인상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국민들은 국민연금 운용 수익률이 1%만 오르면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노후 보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서 “누구나 조금 부담하고 더 많은 혜택을 얻기를 바라지만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날 참석한 국민들 중 상당수는 국민연금의 주식대여(대주) 등 공매도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국민연금 대여주식이 공매도에 활용되면서 주가를 끌어내린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국민은 “국민연금이 주식대여를 하게 된다면 공매도에 이용된다”면서 “주식대여를 중지하고 대여한 주식을 바로 회수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공매도에 대한 논란이 있다는 점은 공단쪽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주식대여시장 중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8% 이하로 아주 낮아 주가를 하락시키는 원흉으로 볼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국가의 국민연금 지급보장 명문화와 사각지대 해소 문제 등에 대해서는 정부안이 마련되기 전 이라는 이유로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는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류근혁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어떤 내용으로 담을지 국회에서 논의하고 있다”면서 “최대한 여러 의견을 전달하고 노력해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자영업자들은 보험료 부담에 대해서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자영업자를 대표해서 나온 한 패널은 “영세 자영업자도 국민연금 보험료로 9%를 내고 있다”면서 “여기서 또 보험료를 인상하면 부담이 너무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보험료 인상시 가장 큰 어려움 예상되는 분야가 자영업자라는 점은 알고 있다”면서 “만약 보험료가 인상되하더라도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대책이나 배려는 반드시 수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연금공단은 이날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16개 지역에서 국민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민연금공단이 의견 수렴을 위해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열린 토론장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이사장은 “다양한 의견과 이해가 하나의 토론장에서 충분히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면서 “정부 정책과정 속에서 국민이 주인이 돼 내 노후를 어떻게 설계하고 책임질지 스스로 선택하는 토론의 장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남정규 기자  bokjii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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