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장애학생과 시각장애인안마사들이 인권위에 합헌의견서 제출을 요구하며 고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인권위는 먼저 검토 배경으로 “인권의 보호와 향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재판에 해당된다고 판단한다”고 한데 이어 “장애인의 89%가 후천적 요인에 의해 장애가 발생했다. 이는 현대산업사회의 병리적인 사회경제구조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라고 언급해 국가와 사회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또한 인권위는 합헌의 근거로 국제 선언 및 권고와 외국의 장애인 유보직종 사례를 들었다.

인권위는 국제연합(UN) 세계인권선언 5,6,7조에 명시돼 있는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해 직업ㆍ훈련재활을 받을 권리를 예로 든데 이어 “헌법 제34조 5항에는 ‘신체장애자 및 질병ㆍ노령 기타의 사유로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라고 규정해 장애인에 대한 국가의 우선적 처우보장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캐나다, 일본, 이탈리아 등에서 안마업이 시각장애인에 독점적 유보직종으로 돼있는 것을 예로 들었으며, 시각장애인에 대한 추가비용 지원직종을 나열해 그 근거를 더했다.

인권위는 “이와 관련해 우리 사회가 시각장애인에게 제공하고 있는 유보직종은 안마사가 유일한 것인바, 만일 이 사건이 위헌으로 결정되게 될 경우 다른 사회보장 대체수단이나 배려수단이 없는 시각장애인의 생존권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은 명백하다”고 밝혔다.

개정의료법에는 국민적 합의 내포

스포츠마사지사들이 위헌소송의 주된 이유로 내세운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여부”에 대해 인권위는 “2005년 헌법재판소는 안마사 규칙이 위헌임을 결정했다. 그러나 그 이후 국회에 의하여 시각장애인에게 안마사 직역에 대한 독점적 유보를 주기로 합의가 됐다”면서 “종전 헌법재판소 결정과 달리 기본권 충돌에 대해 어떠한 가치를 우선적으로 둘 것인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있었다는 점이 참고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시각장애인의 경우에는 다른 직업을 선택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련의 수련과정과 시험을 거쳐 물리치료사 자격을 취득하고 그 분야에서 직업에 종사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안마 등을 직업으로 선택할 다른 방법이 완전히 봉쇄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인권위는 “지금까지 시각장애인에게 우리 사회가 행하여 온 심각한 차별과 그로 인한 고용현장에서의 배제를 고려할 때, 시각장애인에 대한 안마사 자격 독점권 부여 제도는 현존하는 차별로부터 시각장애인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잠정적이고, 위급하고, 불가피한 조치인 것이므로 이 사건 비맹제외조항은 합헌으로 결정돼야 할 것이다”라고 결론지었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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