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상임대표 이익섭. 장총련)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상임대표 김성재. 한국장총)는 우리나라 장애인단체의 양대 산맥을 형성하고 있다.

두 산맥은 각각의 봉우리(장애인단체)를 거느리며, 틈이 날 때마다 으르렁거리고 있는 상태. 두 단체는 생성배경도 다르고 추구하는 이념도 상당부분 엇갈린다.

장총련은 장애인당사자주의를 신봉하며 장애인들이 장애인문제 해결의 주체임을 당당히 내걸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장총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역할 분담 속에서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기반마련을 최종 과제로 삼고 있다.

장애인계의 양대산맥으로 일컬어지는 한국장총과 장총련은 반목과 갈등을 거듭하며 서로를 겨냥하고 있다.

 △당사자주의냐 패권주의냐

1996년 설립되었던 장총련은 인위적인 힘에 의해 와해되는 불운을 겪었다. 와신상담 끝에  2002년 새롭게 출범한 장총련은 한국지체장애인협회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DPI, 한국교통장애인협회 등 5개 단체를 아우르며 탄생했다.

기존의 장애인정책이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성의 토대위에서 재결성된 장총련은 현재 명분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장총련 김동호 사무총장은 “장총련의 가장 큰 이념은 ‘당사자 주의’”라며 “장애인의 의사를 반영?평가하고 산적해 있는 장애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장애인 당사자의 경험과 입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998년 태동한 한국장총은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장애인의 다양한 욕구를 뒷받침 해줄 수 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장애인 당사자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장애문제가 인식될 수 있도록 장애정책 및 제도를 제안하고 있는 한국장총은 장애인의 사회통합, 즉 통합사회를 지향하는 것을 최고의 과제로 삼고 있다.

한국장총 김동범 사무총장은 “당사자만이 아닌 장애인 당사자와 비장애인과의 교류를 통한 정책적 이해관계를 형성하고 여기에서 대두되는 정책을 사회에 접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한국장총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지금 당사자주의를 주장하는 것은 내부적으로는 패권주의적 당사자주의로 빠질 수 있고, 외부적으로는 장애문제를 사회와 연계해 확산시켜야함에도 불구하고 사회로부터 오히려 고립되어 통합의 벽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장애인은 당사자 주체로서, 비장애인은 객체로서 서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때 사회통합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건복지부가 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를 통한 장애계 대통합을 요구하고 있으마, 서로 다른 이념과 이권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어떤 사업 펼치고 있나

장총련과 한국장총의 주요사업은 큰 차별성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정부 예산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장총의 경우 올해 지난해와 같은 4억6천만원을 정부로부터 지원 받아 연대협력 교류사업인 한마음 교류 대회와 지도자교육사업, 장애인복지정책사업, 단체종사자교육사업, 권익증진 및 차별제거사업, 사회인식개선 및 홍보사업 등을 펼칠 예정이다. 특히 지방이양이 시작되는 것을 감안해 지방간 복지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자체별 복지수준 실태조사?발표’를 계획하고 있다.

김동범 사무총장은 “한국장총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애정책과 제도의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공동적 대처”라고 말했다.

장총련은 지난해보다 1억원이 증액된 총 1억 8천만원을 지원받는다. 주요사업은 국회활동 모니터사업과 회원단체간 연대사업, 권익증진을 위한 인권상담 사업,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 철폐 운동 실시, 워크샵 및 포럼 등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오는 5월경 ‘장애인정책참여기획단’을 구성해 정책 개발 및 평가를 통해 장애인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김동호 사무총장은 “다각도의 노력으로 장애인 당사자의 의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창구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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