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의 복지에 대한 기본철학은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며 저소득층에게는 일자리를 주는 것이 가장 큰 혜택이다”이라는 전제하에 발표된 9.1 세제개편안이 많은 논란을 낳고 있는 가운데 2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한나라당과 정부의 감세안,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1일 발표된 정부의 세제개편안에는 기존에 논의되었던 법인세 감세 외에도 소득세, 상속세 및 증여세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대대적인 감세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대규모 감세가 현 경제상황과 적합한지, 감세의 혜택이 과연 누구에게 귀착되는지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참여연대와 민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중산층서민을 위해 감세 대신 할 수 있는 재정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 것.

이재은 경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한국경제에 대해 체계적인 진단으로 총론적 관점으로 주제를 발표한 이재은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진단을 잘못하면 처방도 잘못된다”는 말로 이번 세제개편안을 평가했다.

이재은 교수는 첫 번째 발제를 통해 OECD 30개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보다 조세부담률이 낮은 국가는 멕시코, 그리스, 슬로바키아와 대규모 적자재정구조를 편성하는 일본에 불과하다며 ‘경쟁국 보다 높은 조세부담률’이라는 세제개편안의 대 전제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높은 조세부담률이 양극화를 확대시킨다는 세제개편안의 논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고소득층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소득세율 인하보다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것이 경기부양 효과가 더 크고 ▲법인세율인하가 기업의 투자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어 ▲감세정책은 계층 간, 지역 간 격차를 확대시킬 수 있으며 ▲재정적자를 발생시켜 재정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당면한 복지정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감세가 아니라 오히려 증세를 해야 한다”

감세를 택하지 않는 대신 확보될 재정으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 이태수 교수는 밝혔다.

이 교수는 재원 확보를 위해 자영자소득 파악, 탈루 음성소득의 발굴 등 과세기반 확충방안, 법인세 및 소득세, 부동산세 등 세율 조정, SOC 투자축소, 낭비재원 차단 등 세출 누수 방지 및 세출절약 방안 등을 제시했다.

다양한 재원조달 방법은 향후 폭발적으로 증대될 복지재정을 충당할 재원을 확보하는데 유효한 수단들이 된다고 강조했다.

 
남상오 주거복지연대 사무총장은2008년 국민임대주택 자금 소요만 13조원에 이른다며 이러한 대규모 감세정책보다는 서민 주거복지를 마련하는 것이 더 민생 안정을 이룰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정원 상지대 경제학과 교수(전국교수노동조합 부위원장)는 감세를 통해 없어질 돈이면 모든 대학생들이 등록금 걱정없이 대학에 다닐 수 있도록 등록금 후불제를 실시할 재정적 기반이 마련된다고 역설했다.

특히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최영태 참여연대 조세개현센터 소장(회계사)은 2008 세제개편안 감세정책을 통해 혜택 받는 계층을 분석했다. 법인세는 세율인하를 통해 약9조원의 세수 감소가 초래되는데, 과표 50억원 이상의 단 0.1266%(341개)의 소수 대기업이 전체 법인세 감세 혜택의 65.8%를 가져간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체인원의 3.6%에 지나지 않은 과세표준 8천만원(약 연봉 1억1천만원)의 고소득자가 소득세 감세혜택의 58.5%를 가져간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법인세의 경우 고소득 법인에게 1527배 유리한 세제개편이 되고, 소득세의 경우 고소득자가 37배 유리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밝혔다.

 

최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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