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인권이나 평등권, 자유가 침해될 우려가 있을 때 나라에서는 법을 만들어 보호한다. 2008년은 ‘효행법’ 시행 원년이다. 금년 8월 4일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그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서울대학교 문용린 교수는 그 원인을 시행령의 빈약함에서 꼽았다. 지난 2일 한국효운동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열린 ‘효행법 시행원년 기념 포럼’에서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구체적으로 보완돼야 지자체의 움직임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효행법의 세부 지침이나 언급이 없으므로 구체적인 지자체의 행동이 없다는 것이다. 또 효행교육 장려에 관련해 유치원 및 초중등의 효행교육은 교육과학기술부 소관이고, 영유아보육시설 및 사회복지시설 등의 효행교육은 보건복지가족부 소관, 군의 효행교육은 국방부 소관이다. 그리고 노인복지업무의 주무부서는 보건복지가족부다.

이러한 주무부처의 분산은 효 교육에 있어서 일관적인 교육방침의 어려움은 물론, 흐지부지 끝날 우려가 있다. 문 교수는 효행교육장려를 총괄할 수 있는 통일된 기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필우 전 의원은 통일된 교육기관으로 효 문화증진을 전담할 효 문화진흥원의 설치가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진흥원이 효행법에는 언급이 돼 있지만 ‘임의기구’로서 보건복지부령의 시행세칙이 마련되지 않아 현재 설치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이며 운영주체에 대한 논의 또한 결론이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의원은 ‘효문화진흥원’이 설립을 통해 분산된 각 기능을 효율적으로 통합하고 효 문화 콘텐츠 기획, 제작, 유통 및 산업화 지원 등을 맡아야 할 것을 강조했다.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법임에도 불구하고 주체도 없고 시행령도 빈약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점점 효가 사라져 가는 요즘 법으로까지 제정해 효를 장려해야 하는 작금의 현상도 안타깝지만 이렇게 주무부서의 분산으로 실행이 원만하지 않은 현실도 아쉽다.

오죽하면 효 행법 관련 포럼을 주관한 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법이란 원래 처음 제정된 것에서 뜯어고쳐가면서 정착되는 것이라고 했을까.
정부의 효율적인 업무 통일화와 합리적인 정책결정으로 본 취지의 효행법이 그 실효를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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