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뇌기형이란 장애를 가진 아영이를 귀한 선물처럼 감사하며 키우는 전순걸-신주련씨 가족의 단란한 모습.(사진:선물(행복한 책읽기 출판 제공)

장애를 겪는 아픔 못지않게 가슴 아픈 것은, 장애를 지켜보는 가족들이다.

뇌의 상당부분이 비어있는 무뇌아를 입양해 키우고 있는 부부가 있다.
전순걸(44). 신주련(44)씨 부부는 슬하에 친자인 현찬이와 입양한 두 딸 하영이와 아영이가 있다.

지난 2000년 3월, 생후 1개월된 아영이를 입양한 부부에게 시련이 닥친 것은 같은 해 9월.
잦은 병치레를 하던 아영이에게 의사는 ‘뇌성마비가 의심 된다’는 말을 한지 3일만에 ‘선천성 뇌기형’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신씨는 진단을 받고 아영이를 안고 집으로 돌아오며 “나는 축복의 보따리를 안고 온다”고 되뇌였다고 한다.

신씨는 “중증 장애아를 키운다는 것이 쉽지 않고 나도 사람인지라 육신이 고단하면 짜증을 낼 수도, 눈물을 보일 수도 있지만 미리 앞날에 당할 어려움을 생각하며 염려하지 않으려 했다”며 “축복은 고난이라는 가면을 쓰고 나타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위에서는 ‘아이를 돌려주라’고 권유하기도 하고, 그녀의 친정어머니는 곡기까지 끊고 울면서 시위를 하기도 했다. 모두가 나서 아영이를 파양하라고 했지만, 이들 부부는 아영이를 두 번씩 버림받게 할 수 없었다.

주위의 만류에도 전씨 부부는 아영이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보살폈다.

아영이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신씨와 아영이는 서울의 병원으로, 하영이는 부산 이모네로, 현찬이와 전씨는 대전으로 온 식구가 뿔뿔이 헤어져 지내는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2002년 4월에는 신씨가 아영이를 입양하면서부터 써온 일기집 ‘선물’(행복한 책읽기)을 책으로 펴냈다.

전씨는 "입양이 아니었으면 만날 수 없었을 너무도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며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베풀어주려고 입양을 했지만 오히려 아이들을 통해 얻는 것이 더 많다"고 했다.

신씨는 “치료의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는지 아영이가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느끼며 그럴때면 가슴까지 두근거린다”며 “아영이가 어떤 모습이든 사랑하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오윤경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