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베이징대학체육관에서 열린 탁구 남자단식 M4·5 결승에 나선 정은창(39·대전)은 경기가 끝난 뒤 패배의 아쉬움에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그 누구도 축하도 위로도 할 수 없었다. 함께 있던 양현철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눈가에도 이슬이 맺혔다.

오후 5시부터 열린 결승에서 정은창은 프랑스의 크리스토프 뒤랑과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1세트를 크리스토프 뒤랑에게 내 준 정은창은 다시금 전열을 가다듬고 경기에 임해 2세트와 3세트를 내리 따냈다. 승리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간 듯 했다.

하지만 결승전 진출자답게 뒤랑의 실력 또한 만만치 않았다. 결국 4세트는 두 선수의 접전 끝에 11대 7로 크리스토프 뒤랑이 가져갔다. 세트스코어 2대 2. 결국 마지막 세트까지 왔다.

모두가 숨을 죽인 가운데 시작된 5세트에서 뒤랑은 강 스매싱을 앞세우며 정은창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경기장에 모인 관중들도 하나가 되어 뒤랑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정은창 선수는 역전을 거듭한 끝에 은메달 획득했다.                ⓒ베이징/공동취재단

정은창은 포기하지 않았다. 아니 포기할 수 없었다. 지난 2004년 아테네장애인올림픽,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모두 은메달에 머물러야했던 기억 때문이다. 2000년 시드니장애인올림픽에 이어 8년 만에 금메달을 다시 따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었다.

정은창은 젖 먹던 힘까지 쏟아 부었다. 그러나 이미 점수차가 너무 났다. 결국 5세트를 11대 3으로 내줬다. 세트스코어 2대 3, 또 다시 은메달이다.

선수대기실로 가는 모퉁이를 돌아 눈물을 흘리는 정은창과 그를 위로하는 선수단이 보였다. 아쉬움의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정은창, 그는 최선을 다한 진정한 메달리스트였다.

 
*이 기사는 제13회 베이징장애인올림픽 장애인·복지언론 공동취재단 소속 맹혜령 기자가 작성한 기사입니다. 공동취재단은 복지연합신문, 에이블뉴스, 장애인복지신문, 장애인신문, 함께걸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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