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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사람을 이렇게 대하면 안 된다
조시훈 기자 | 승인 2018.12.18 11:38

12월 18일은 UN 총회의 이주노동자권리협약 채택을 기념하는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이다. 전세계 2억5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이주하고 노동하는 시대. 한국도 230만 명의 이주민, 100만 명 이주노동자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청년들은 빠져나가고 고령화된 농업 축산업 어업 현장, 가장 낮고 고된 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 현장마다 이주노동자가 있다. 선주민들은 기피하는 열악하고 강도 높은 노동현장은 이제 이주노동자가 아니면 유지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농산물로 차린 밥상, 새로 솟아오르는 아파트마다 이주노동자의 땀과 눈물이 어려있다.

이주민이 일손을 놓으면 단 하루도 지속 가능하지 않음이 자명한 사회이나 이주노동자에 대한 처우는 참담하다. 동등한 사회 구성원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사람대접’은 하고 있는지 모두 함께 돌아볼 일이다. 인간이라기보단 기계나 도구 다루듯, 쓰고 버리는 소모품처럼 취급하고 있지 않다고 감히 말하기 어렵다.

폭언 폭행을 당해도 사업장을 옮길 자유가 없어 고용주에게 절대적으로 종속될 수밖에 없다. 근로기준법상 휴게나 휴일을 적용받지 못해 극도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스티로폼 가건물 등 차마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에 주거하지만 사업주에게 숙식비까지 징수당한다. 미등록 상태라면 토끼몰이식 단속추방의 불안에도 시달려야 한다. 여기에 여성노동자는 상시적인 성폭력 위험에까지 노출돼 있다.

이주노동자의 급여와 노동조건이 하락하면 할수록 사회 전반의 노동자 권리는 악화한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비인간적 처우가 정주노동자에게 그대로 악순환하여 돌아온다. 이주민과 선주민의 권리가 마치 제로섬 게임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노동권 보장의 의무가 있는 자본과 제도 개선의 책무가 있는 국가에 면죄부를 줄 뿐이다.

이주민에 대한 범사회적 혐오와 편견을 조장하고 방관해 저항을 근본적으로 봉쇄하고 선주민과의 연대를 불가능하게 하여, 이를 통해 경제적 착취를 극대화해온 것이 지금까지 한국의 이주노동 정책이었다. 산업연수생제, 고용허가제, 취업등록제 등 이주노동자 관련 제도들이 참혹한 30년 탄압의 역사를 명확히 보여준다.

약자에게 향하는 구조적인 폭력과 수탈의 고리를 이제 끊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사회의 불의와 모순을 모두 이주민에게 뒤집어씌우는 기만을 당장 멈춰야 한다. 더 늦으면 수십 년 쌓이고 억눌린 울분과 고통이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와 우리 사회를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잡아먹고 말 것이다.

우리 곁에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인권이 우리 모두의 인권이다. 더는 사람을 이렇게 대하면 안 된다.

 

 

 

2018. 12. 18.
녹색당

 

조시훈 기자  bokji@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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