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위한 대안 중 하나로 국민들의 반발이 우려되는 방안은 바로 건보료 인상이다. 현실성 없는 대안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이 대안이 민영의료보험의 확대가 현실화 되면서 유력한 방안으로 재조명 받고 있다.

 
건강보험포럼 주최로 지난 10일 열린 ‘한국보건의료의 진단과 해법’에서 서울의대 이진석 교수는 “건강보험재정을 현행의 1.5배 규모로 늘리면, 건강보험의 보장률을 건강보장 선진국 수준인 90%이상으로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진석 교수는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는 가장 적은 비용 부담으로 질병치료비로 인한 가계 파탄을 실질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보편적으로 건강을 보장함으로써 건강 형평성과 사회 연대를 제고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약 10조원의 건강보험료를 확보하면 병실차액, 선택진료료, 주사료, 검사료, 초음파, MRI 등 비급여 서비스를 급여화하고, 본인부담 상한제 기준 조정, 상병 수당제를 도입할 수 있다.

또 전국민주치의제도 시행, 전 국민 구강건강 확보, 한방 의료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 재활의료 및 호스피스 확대, 법정 본인부담률 인하 등도 추가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현재 민간의료보험 비용으로 국민이 매년 8조원~10조원을 부담하고 있다. 특히 민간의료보험은 건강보험의 심각한 결함으로 지적되고 있는 의료이용의 불평등과 의료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악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건보료 인상은 단순히 건강보험 보장성을 늘리자는 주장이라기보다는 민영의료보험의 침투를 막아 보려는 것이다. 민영의료보험이 필요 없을 정도로 건강보험을 확대시켜 민영의료보험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

이 교수는 “민간의료보험은 고비용 구조의 의료보장체계”라며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면, 고액 중증질환으로 인한 가계 파탄을 일시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편익이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3배가량 더 많은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민주노동당 곽정숙 국회의원은 “이진석 교수의 적정보장-적정부담-적정수가 구조로의 전환에 대해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곽 의원은 보건의료 발전을 위한 대안으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의료기관의 공공성 강화, 의료서비스의 지역간 격차 해소,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을 제안했다.

경실련 보건의료위원회 이준영 정책위원은 “이진석 교수의 건강보험보장성의 강화, 건강보험취약계층 지원강화 등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의료비만 상승 하면 의미 없다”며 “비용억제 대책들을 활용해 적정의료를 통제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문정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