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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신용규 사무총장 |
금번 전달체계의 재편은 재정이나 인력의 추가투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주민생활서비스 개편이 주로 공공을 향해 있는 것과 달리 개편의 대상이 공공 및 민간영역에 걸쳐 광범위한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더욱 주목 된다.
그러나 행정수요자 혹은 복지서비스의 클라이언트의 입장에서 보면 동회,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99), 주민생활서비스(’06), 주민센터(‘07), 동통합(’08)등 잦은 행정체계의 변화에 대한 피로도가 높음은 물론 서비스의 공급자의 측면에서도 공공이나 민간 모두가 재편의 필요에 대해 높이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참여정부가 주도했던 8대서비스 중심의 주민생활지원체계로의 개편이 이제 2년이 채 되지 못한 지금, 똑같이 복지체감도 향상을 목표로 전면적인 궤도 수정을 준비하는 것은 설사 그 필요성을 충분히 인정하더라도 진중함과 다각적인 논의가 전제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새로운 전달체계의 도입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지금, 최적의 시스템이 구현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현행 전달체계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주민생활서비스에 대하여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들이 전달체계 구도의 근본적인 문제점인지 아니면 시행에 필요한 필수여건이 아직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거나 관련자들의 인식이 새로운 제도에 맞추어지지 않는 등 과도기적인 문제인지에 대해 구분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전달체계를 근본적으로 수정하기에 앞서 현재의 전달체계의 효과성이 발휘되도록 수정 보완을 행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좀 더 실용적인 접근이 아닐 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어떠한 공식적인 평가도 없이 ‘공약’을 이유로 새 조직을 도입하게 된다면 이 시스템 또한 장수의 길을 걸을 수 없을 것이다.
둘째, 주민생활서비스 제도 중 복지 분야에서 활용가치가 있는 성과들을 활용해야 한다.
새 정부가 표방한 행정의 효율성과 통합성, 수요자 중심의 원리에서 볼 때 현 전달체계는 기본적으로 기존의 복지만을 다루는 전달체계에서 올 수 있는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특히 공공복지업무를 수행할 전담 행정부서를 확대하여 공간 파이를 키운 점, 복지업무 수행 인력, 즉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을 행정직 공무원들과의 역할분담과 협업으로 확대시킨 점, 지방정부의 복지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강화 시킨 점, 지방정부와 공무원이 민간 영역과의 협력적 관계 형성에 대한 필요적 대세를 인식시킨 점 등은 승계할 가치가 높은 성과의 예 일 것이다.
셋째, 새로운 전달체계는 공공과 민간, 각각의 고유성을 인정하는 토대위에서 협력관계로 조직되어야 한다.
현재 보건복지가족부가 유력하게 검토 중인 ‘희망복지129지원단’ 인력구성에 있어서 민간복지기관 인력의 공공파견과 같은 발상은 근본적으로 민간복지서비스 전달체계를 흔들고 민간기관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것임을 경계해야 한다.
또 공공과 민간복지서비스의 연계와 협력은 인력의 단순한 결합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전달체계가 독립적인 전문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사업을 통한 자원의 연계와 협력을 통해 달성되는 것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복지 재원 총량의 변화 없이는 복지의 발전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한다.
절대적인 복지총량이 부족한 우리 사회에서 더 많은 복지재정 확보를 외면하고 OECD 주요국 사회투자지출비의 1/5밖에 되지 않는 복지파이를 놓고 효율성을 따진다는 것은 그 논의 자체가 비효율일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처절한 국민들의 생계형 고통 앞에 전달체계 개편의 화두가 너무도 경박한 논리와 얄팍한 현실의식을 드러내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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