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안재환의 자살로 인해 전 국민이 충격에 빠졌다. 불과 한 달 전에도 TV에서 밝은 모습을 보여주던 그였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또 추석연휴 동안 이를 모방한 것으로 추정되는 연탄가스 중독 자살 사건이 3건 발생했다.

추석 인 14일 오후 5시께 울산시 북구 매곡동 한 아파트 공사현장 부근에서 김 모(32ㆍ여)씨가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숨져 있었다. 차 안에서는 화덕과 연탄재 등이 발견됐다. 같은 날 오후 2시 50분쯤 고성군 토성면 한 모텔 객실에서 김 모(36 · 인천)씨가 연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에 이어 지난 12일에도 양양군 서면 가리피리 인근 국도 44호선 옆 공터에서 김 모(65 · 인천시)씨가 자신의 스타렉스 승합차 앞좌석에서 연탄가스 중독으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명인 등의 자살 여파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베르테르 효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자살은 한사람의 문제로만 끝나지 않는다.

통계청 발표를 기준으로 보면 2007년 자살한 사람이 1만 2191명, 하루 33.4명꼴이었다.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각국의 연령구조를 감안해 조정한 OECD 연령 표준화 사망률에서도 10만 명당 24.0명으로 2003년 이후 5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30대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다. 청소년의 사망원인도 교통사고 다음으로 자살이 두 번째 라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전체 연령대를 놓고 보면 40대 자살률이 가장 높다.

그들의 선택이 극단적일 수밖에 없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제 자살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 차원에서 원인파악과 근본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자살의 근본적인 원인이 경제적 빈곤과 질병으로 인한 고통, 고령 등이라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낮은 행복지수 때문은 아닐런지... 세계 13위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행복 지수는 ‘월드 밸류 서베이’가 지난해 발표한 국가별 행복지수에서 전체 조사대상 37개국 중 거의 꼴찌 수준에 가까운 28위에 그쳤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달려 경제대국을 이루었지만 느끼는 행복감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0일은 ‘세계자살예방의 날’이었다. 이날 복지부는 자살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을 보완해 범정부적 국가 자살예방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그간의 자살예방 관련 정책이 사회 환경변화에 따르지 못했고, 범정부적 종합계획과 일관성 부족, 제한된 예산과 기반 연구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또 향후 2013년 자살 사망률을 지난 5년간의 평균 자살 사망률(21.5%)대비 10%감소를 목표로 계획을 수립했다.

정부는 자살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개선시키고 개인 및 사회의 자살위험에 대한 대응 역량 강화, 자살에 치명적 방법과 수단에 대한 접근 차단, 대중매체의 책임 강화, 자살예방 인력교육 체계 강화, 자살예방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회경제적 안정망 강화가 절실하다. 특히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사전에 징후를 보이기 때문에 주위에서 좀 더 주의를 기울인다면 자살을 예방 할 수 있다.

자살을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며, 사회 전체적으로 이웃에 관심을 갖고 주변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야말로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최상의 길일 것이다. 자살은 예방이 최우선이다. 서로에게 관심을 갖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다.

최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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