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구로구에 청각장애인 목공 교육을 위한 공간이 생긴다.

청각장애인 목수가 성균관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운영하는 원목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 메인오브제가 기존의 공방을 목공 교육에 알맞은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이는 서울시와 사회적 기업 에이컴퍼니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우리동네 전담예술가’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우리동네 전담예술가’는 서울형 뉴딜 일자리 사업으로, 회화·디자인·공예 등 예술 분야를 전공한 청년예술가와 소상공인을 1대 1로 매칭해, 소상공인에게 예술작품을 매개로 한 개성 있는 점포 환경 개선 및 아트마케팅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진행된 인테리어 공사로 공방 외부에는 목공방임을 뚜렷하게 알리는 외부 간판이 설치되었고, 내부에는 수업에 용이하도록 작업장과 사무실을 분리하는 철제 가벽이 세워졌다.

수어를 통해 대화하는 청각장애인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철제 가벽의 윗부분은 투명하게 하여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고, 아랫부분은 합판으로 막아 그 위에 나뭇결의 이미지와 각종 목공 공구들을 리듬감 있게 병치한 벽화를 그렸다.

인테리어를 맡은 송재은 작가는 “작업자들은 작업실에서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인데, 대표님은 고요함 속에서 작업하시니 공방 한 켠에서 리듬이 느껴지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작업 의도를 밝혔다.

이번 공사를 통해 메인오브제 공방에는 청각장애인 대상 목공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는 보다 많은 청각장애인들이 직업교육을 받고 경제적 자립을 하길 바라는 메인오브제 김태수 대표의 의지에 따라 진행되었다.

김 대표는 어린 시절 뇌수막염을 앓은 후 청력을 잃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남들보다 배로 노력한 끝에 일반 중∙고등학교를 나와 대학원까지 졸업했다. 그러나 청각장애인으로서 취업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이었다.
 김 대표는 포기하는 대신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5년 목공에 대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학생들과 손을 잡고 원목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 ‘메인오브제’를 설립했다. 

“장애가 있다는 사실이 꿈을 포기하는 것에 대한 이유가 될 순 없습니다. 청각장애인들도 얼마든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서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걸 사회에 당당하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통계청에 따르면 취업한 청각장애인의 월 평균 소득은 120만 원 남짓. 현재 최저임금으로 계산한 월 소득인 157만 원에도 턱없이 모자라다. 청각장애인에 대한 직업 교육 시스템도 미비할 뿐 더러,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면접 기회를 얻는 것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의 한계를 직접 체감했던 김 대표는, 청각장애인 학생들에게 진로 및 문화 체험의 기회를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작년부터 이들을 대상으로 목공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수업이 수어로 진행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그룹을 지어 과제를 해결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 학생들과 교사들의 만족도가 높다. 김 대표는 “아이들이 팀 활동이 중시되는 현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와 협동 능력을 증진시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불어 성인 대상으로도 직업 교육을 진행하기 위하여 공방 리모델링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김 대표는 “더 많은 청각장애인들이 성공적으로 사회에 진출하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며 “메인오브제를 더욱 성장시켜 청각 장애인들을 추가 고용함으로써 그런 사회를 만드는 것에 일조하는 것이 꿈”이라고 대답했다.

재정비를 마친 메인오브제는 올해 초 모니터 받침대, LED 무드등 등의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청각장애인 대상 목공 클래스는 올해 상반기부터 실시될 계획이다. 문의는 메인오브제 홈페이지(www.mainobjet.com)를 통해 할 수 있다.

이윤희 기자  bokji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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