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방, 20여개의 침상이 빽빽이 들어차 있고 2~3명의 간병인들이 상주하고 있다. 노인 환자 대부분들이 혼자 병상에만 누워있다. 이 공간에서 노인들은 누가 옆에서 부축해주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 해도 간병인들이 일일이 그런 수발할 시간도 의지도 없다”

지난 24일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통합적 치매관리 방안’ 제 4회 노화연구 포럼에서 토론자 한림대학교 김재웅 교수가 묘사한 치매 노인 요양시설의 공간 풍경이다.

토론자로 참여한 그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예로 들면서 “인프라 양적 확충기에 질적 수준을 유지 관리하는 작업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부작용과 정책 실패가 반드시 뒤따르게 될 것이기 때문에 정책의 안착을 위해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 교수는 현재 제공되는 모든 신규 서비스 또는 서비스 지불 제도에는 반드시 서비스 질적 수준과 비용 효과를 유지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견제장치들이 동반돼야 하며 이러한 장치들을 통해서 측정된 서비스 질 수준과 인권보장 실태를 모든 관계자 및 일반 국민에게 공개해야 할 것을 제언했다.

또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담당 주체와 정보시스템 구성이 필요하다며 기본적으로 구매자나 공급자로부터의 독립성은 물론이고 환자의 권익옹호를 중심에 두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개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환자와 가족의 근본적인 욕구를 파악하고 그들과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한 방법 등에 대한 기초연구도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발제자 이동영 서울대학교 교수는 한국의 치매환자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예방적 치료와 홍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조기개입을 통한 사회적 비용 경감은 약 10배의 차이가 나며 상태의 진행도 막을 수 있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치매 조기 진단이 저조한 이유에는 여러 가지 사회적 편견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이 교수는 ‘치매는 치료되지 않는다’ ‘건망증은 병이 아니다’ ‘내가  치매일리 없다’같은 생각들이 치매란 병을 더 악화시킨다고 덧붙였다.

서울특별시 광역치매센터장이기도 한 이 교수는 서울시의 치매 정책은 오는 2010년까지 25개 자치구에 지역치매지원센터를 설립하는 것이 목표이며 치매서비스가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치매전문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간병 인력의 양성과 치매 전문 주간보호센터의 확충, 치매 관련 전문의 등이 확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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