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장추련)는 2004년 11월 약 2년간의 준비작업 끝에 마무리된장애인차별금지법 수정안을 발표했다. 반면 당초 장애인차별금지법률 정부안을 내놓겠다던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용역안을 발표한 후 아직까지 별다른 복지부안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복지부안은 용역안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행정적인 편리와 법 실행을 고려해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법률안을 비교해보면 소송에 의한 권리구제에서 장애인차별행위에 대해 장애인 단체가 직접 나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단체소송’조항은 장추련 법제위안과 복지부 용역안 둘 다 포함하고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벌칙부분 중 ‘진정과 조사권발동신청’에서 ‘단체소송을 제기하고 진정자격이 있는 장애인단체의 범위 및 등록절차에 대해서는 복지부령이 정한다’는 조항을 놓고 장애인계는 “결국 복지부가 장애인단체를 조정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두 법률안은 이밖에도 몇 가지 차이점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각 쟁점별로 어떤 차이점을 보이고 있는가.

▲ 장애인차별금지 분야 어떻게 나누고 있나

장추련 안은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고용, 교육, 건축물 및 시설의 이용과 접근, 이동 및 교통수단의 이용, 의사소통 및 정보접근권, 재화와 용역의 제공 및 이용, 문화, 체육, 사법행정 및 참정권, 모부성권, 성, 가족가정시설, 건강권, 폭력 등 14개 절을 두고 제3장에는 별도로 여성장애인 장을 마련해 장애인 당사자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도록 했다.
이에 반해 복지부 용역 안은 고용, 교육, 공공시설 및 교통수단 이용, 정보통신, 권리실현을 위한 절차, 선거권 등 6개의 절을 두는 데 그쳐 장추련의 법제위안과 비교해 그 다양성과 깊이에 있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장애인차별금지위원회 권한은

장추련 안과 복지부 용역안 모두 인권위원회 규정을 차용, 그 내용면에서 유사한 면이 있다. 그러나 장추련 안이 위원회 구성에 있어 장애인의 비율 등 당사자의 의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시정명령, 이행강제금, 긴급구제조치 등 권리구제수단을 담아 진보적이라는 평가받고 있다. 

▲권리구제방법 무엇이 다른가

장추련은 애초 단체소송을 제외했다가 복지부 용역안에서 단체소송과 관련한 권리구제 조항을 보고 바로 단체소송 조항을 첨가했다.
한편 장추련 안에서는 복지부 용역안에 없는 권리구제안으로 ‘법률과 관련한 분쟁해결에서 해당 행위가 차별이 아니라는 점은 그 행위자가 입증해야한다’는 내용의 ‘입증책임의 전환’조항을 첨부했다.
또한 가해자가 불법행위를 함에 있어서 고의의 악질적인 경우로 인정되는 때에 가해자나 제3자가 다시는 같은 행위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원래 손해액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피해자에게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미국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같이 한 회사를 파산으로 이르게 하는 정도에 이르는 것은 우리나라 정서상 맞지 않다고 판단해 ‘시정조치가 있은 후에도 계속해서 악의적인 차별행위가 반복될 경우’에만  손해액의 3배이상 10배이하에 해당되는 배상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대상과 지급액에 제한을 두었다.

▲벌칙조항의 차이는 

장추련 안은 6개월 이하의 사회봉사 및 교육명령, 1년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3년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어 형벌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평가가 있다. 이에 반해 복지부 안은 진정의 방해, 시정명령 불이행 등 특별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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