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은 높아만 가고 이제 아침저녁이면 제법 쌀쌀한 기운에 옷깃을 여미게 되는 요즘, 서울 종로구 평동에 위치한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장애아를 둔 부모들은 오늘도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위에서 밤을 지새운다. ‘내 아이의 교육이 걸린 문제인데...’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 소속 장애인부모와 활동가들은 지난달 24일부터 서울시 교육청을 상대로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에게 장애인교육예산 확충을 촉구하며 목이 터져라 외치고 있다.

29일에는 공 교육감 좀 만나보자고 교육청 앞에서 아예 자리를 깔고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먼지와 소음을 견디며 길바닥에서 잠을 자면서도 이들을 견딜 수 있게 한건 아마도 자식에대한 사랑 때문은 아닐까. 현재 우리나라 장애인교육예산은 전국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차별받는 자식을 위해 부모가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장애인교육예산 3.2%를 6%까지 확충하겠다고 한 것은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공 교육감의 공약 중 하나였다. 그러던 교육감이 공약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그나마 내년도 교육 예산을 20% 삭감하겠다고 하니 장애인 부모들로썬 뒤통수 맞는 격이다. 교육감 자신은 여느 선거에서 봐왔듯이 남발된 공약쯤으로 여기고 그냥 넘어가려고(?)했을지 몰라도 장애인부모에게 교육예산 확보는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부분이다.

하기사, 엘리트교육을 지향한다며 일제고사를 부활시키고, 국제 중학교설립에 박차를 가하며 아이들을 무한경쟁 지옥으로 몰아가는 공 교육감에게 장애인들의 교육 따위가 안중에 있을리 만무할지도 모르겠다.

장애인에게 있어 교육은 장애인 모두의 궁극적 바람인 자립생활의 이행을 위해서도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성인이 돼서도 부모의 보호아래 가정에서 생활하거나, 대규모 사회복지시설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는 장애인들이 자립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독립이 우선돼야 하는데 대다수 저학력의 장애인들의 취업은 특히 힘들다. 설사 일자리를 구한다 하더라도 저임금 단순노무에 집중된다.

장애인들의 교육에 대한 차별과 배제는 결국 사회에 나가서도 자립하지 못하고 세대를 이어 빈곤이 대물림되는 악순환에 봉착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장애인 복지가 이제는 자립생활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며 생색내기용 정책을 쏟아내기 전에 장애인의 교육권을 기본적 권리로써 인정하고 예산확보뿐 아니라 실질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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