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순(80, 은평구)씨도 몇 해 전 홍보관에서 물건을 사고 피해를 입은 적 이 있다. “나 역시 동네 홍보관에 친구 따라갔다가 물건을 사고 7백만원 정도 손해본 적이 있다. 교환도 안된다 하고, 마음에 들지 않아도 환불도 안 돼 어거지로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 이런 친구들이 꽤 있다. 홍보관에 가게 되면 그들의 화려한 언변에 뭐든 사지 않고서는 못배긴다”고 전했다.

보건복지가족부 노인정책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노인 대상 홍보관이 수천~ 1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이들 대부분 미신고업체가 많고 몇 개월 주기로 ‘이동 영업’을 하기 때문에 그 영업 실태파악과 단속이 매우 어렵다고 한다.

최근 노인의 피해 현황을 보면 상황은 심각하다. 최근 1년 5개월 동안 노인의 절반이상이 무료관광, 당첨, 공연 및 사은품, 건강식품 등을 미끼로 한 방문판매 등의 판매행위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에게 접근하는 판매 유형은 참으로 다양하다. 경품당첨을 빙자하거나, 공공기관 사칭, 홍보관 및 체험관, 강연회, 효도관광, 경로잔치 등을 빙자해 노인들에게 접근한다.

여기서 제품을 구매한 노인들의 불만 사항으로는 가격에 비해 품질 낮음 90%로 가장 높고 환불이 안됨 39%, 제품교환이 안됨 36% 순이었다.

현재 노인 소비 피해자는 경찰서, 공정위, 소비자원, 자율분쟁조정위원회 등에 신고해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으나 구매한 제품에 불만이 있는 노인 97%는 신고하지 않는다.

그이유는 78%가 어느 곳에 신고하는지 몰라서 못했다고 한다. 

이 정도면 복지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울 법도 하다. 하지만 복지부가 세운 대책은 2% 부족하다.

복지부는 지난 2일 발표한 노인소비자권익보호 대책 골자는 신고창구를 늘려 접근성을 높이고, 피해예방교육 및 홍보에 주력,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 부적절한 판매행위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추진이다.

그러나 문제는 대책을 마련한다 해도 앞서 복지부가 밝혔듯이 ‘제대로 파악도 되지 않는’ 방문·홍보업체 단속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슨 수로 하느냐이다.

전국에서 지금도 버젓이 판매행위를 하고 있을 홍보관 등의 단속과 파악이 되지 않은 채 행해질 대책은 밑 빠진 독에 물붓기일 것이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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