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6일, 20일간의 일정으로 시작됐다. 국회는 법사, 정무, 기획재정 등 13개 상임위별로 4백 78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하게 된다.

이번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여야는 국정감사 시작 전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은 지난 10년간 막힌 국민의 소리를 전하고 국민의 아픔을 이야기 하겠다고 했으며,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7개월의 실정을 바로잡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번 국감도 종전국회에서 진행했던 수준과 별반 다르지 않는 코미디를 연출하고 있다.

18대 국회는 종전 국회보다 한 달 늦게 원 구성을 마쳐 많은 원성을 샀다. 그런 만큼 이번 국감을 의욕적으로 준비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2008년도 국회 국감도 시작부터 구태를 재연하며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다.

여야의 정쟁으로 국감이 진행 중인 상임위에서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며, 피감기관장과 감사기관인 의원들이 막말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또 한나라당의 전임 정권 실정을 파헤치는 데만 힘을 쏟는 듯 한 모습이며 늘 지적된 피감기관들의 자료제출 거부 등을 보면 격조 높은 국감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가 보다.

더구나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이 열리는 회의장 앞에 4명의 경찰병력이 배치돼 문제를 일으켰으며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대한 지식경제위 국감에서는 자신을 지적한데 불만을 품은 공단 임원이 해당 의원에게 담배와 라이터를 던지고 국감장에도 들어가지 못하도록 해 국감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국감은 국민을 대표해서 질문하고 정부와 기관을 대신해 답변하면 막중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행정부를 견제, 감시하는 일이 국회의원의 고유권한인 만큼 국정감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문제점과 잘못을 따끔하게 질책하며 잘한 부문에 대해서는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 피감기관장들도 감정이 상한다고 발끈하지 말고 잘못된 것은 반성하며 제대로 된 국감을 만드는데 일조해야 할 것이다.

매번 국감 때마다 불거지는 문제가 변화지 않고 계속 되는 것은 바라보고 있는 국민들로서는 한심하기 그지없다. ‘코미디’, ‘삼류 드라마’ 수준이라는 국감 비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늘 의욕적으로 출발한다고 하지만 삼일을 넘기지 못한다. 거기다 여·야 세 대결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 생활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피감사기관장과 국회의원들은 그들의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경제가 추락하고 서민 생활이 극한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정부 정책 가운데 무엇이 잘못된 건지 국회가 나서서 세밀하게 따져 줘야 한다. 그래서 국민들이 편하게 살 수는 있는 정책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국회의원들은 당리에 눈멀어 고통 받고 있는 국민을 외면해서는 절대 안되며, 피감사기관장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잘못을 감추고 숨겨서는 안된다. 국감을 일단 시작한 이상 국회는 감시자로의 소임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국민 관심이 쏠린 사안들에 대해 하나라도 놓치지 말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 

최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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