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차별을 시정하고 침해받은 장애인의 권리를 효과적으로 구제하기 위해 장애인차별금지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8일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 열린 공개토론회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장추련) 박종운 법제위원장은 "인권위에서 준비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은 차별금지법이 포괄하지 못하는 다른 차별금지영역과의 관계에 있어서 차별금지 영역간 재차별이 발생하고 여러 상이한 차별 금지 영역을 다루다 보니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구제절차가 미흡할 가능성이 있다"며 "장애인 차별은 다른 차별 영역과는 달리 △차별기간의 영구성 △차별유형의 총체성 △장애 및 차별 판단 기준의 다양성 등의 특수성을 지니고 있어 장애인차별을 실질적으로 철폐할 수 있는 별도의 법으로써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장추련 박종운 법제위원장이 장애인차별금지위원회 설립을 주장했다. <사진:최경훈 기자>

현재 국가인권위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내부기구로서 차별시정위원회를 두어 장애인 차별에 대해서도 구제하겠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상태. 그러나 장추련은 인권위가 가진 한계에 대해 지적하며 장추련 별도의 장애인차별금지위원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박 법제위원장은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법원은 장애인 이동권의 문제를 사회권의 일부로 보고 만일 인권위에 먼저 진정했을 경우 인권위가 조사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하지 않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며 "인권위는 조사대상에 있어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현재 인권위는 실효성 있는 구제수단을 제공하지 못하고 강제력 있는 구제방법을 강구할 수 없는 한계, 인권위 설립 이후부터 2003년 3월 31일까지 장애인 관련 진정사건이 총41건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보여주는 인권위의 전문성 부재 등은 장추련이 장애인차별금지위원회 설립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 정책총괄과 유인덕 서기관은 장애차별시정기구의 인권위 단일화를 주장하며 "인권위는 입법, 행정, 사법부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독립기구라는 점과 사전의 합의권고 절차없이 당사자의 신청이나 위원회의 직권으로 조정절차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장애차별조정위원회에 조정위원을 통한 외부 전문가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점 등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서기관은 이어 "인권위는 현재 차별금지기본법 성격의 (가칭)차별금지법을 성안중에 있으며 장애인차별금지 관련 규정도 다수 있다"고 밝히고 "올해 5월 개정안을 국회 통과시켜 후속 조치로 대통령령 및 관련 규칙을 재,개정하고 소위원회 및 조정위원회 등 위원회 체제 개편과 여성부 등 관련 부처 차별 시정 업무를 이관하는 등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올 6월에는 부산, 광주 등에 지방사무소를 설치할 예정을 밝혔다.

장추련은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위원회 설립을 주제로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 최경훈 기자>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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