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회복지사업의 대다수가 보건복지가족부의 국고보조금에 의존해 왔었지만, 국고보조금 상당 부분이 지방정부로 이양되는 바람에 사회복지사업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참여정부에서 채택한 지방분권정책이 이명박 정부에선 심한 몸살을 겪고 있다.

한마디로, 국고보조금 사업의 변화가 몰고 올 사회복지계의 후폭풍에 대응할 만한 사후 체계관리가 미진했기 때문에 사회복지 발전에 큰 혼란과 지체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사회복지현장의 목소리이다. 이런 와중에 최근 이명박 정부의 대규모 감세정책이 사회복지 지출 억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어 사회복지 계는 벌써부터 불안에 떨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2011년까지 2008년 대비 20조원이 넘는 대규모 감세를 계획하고 있다는 정부가 이명박 대통령 임기기간 동안 사회복지지출을 정부 총지출 증가율 수준에서 억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복지지출 억제는 고소득자와 자산가한테 혜택이 집중되는 감세와 아울러 계층 간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예견된다.

2008년 이후부터는 정부는 복지지출 증가를 계속 억제하겠다는 소식에 지방자치단체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2008년 예산에서부터 복지지출이 빠듯해 진다면 지자체의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 실례를 보자. 사회복지부문 지출(66조 9308억원) 가운데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 4대 공적연금을 빼고 나면 전년 대비 6.9%에 불가하다. 그래서 선심 쓰는 듯 한 감세에 뒷전에 밀린 복지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명박 정부가 복지정책의 청사진으로 내 세운 “능동적 복지”는 복지 소비자들이 기다리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를 의미한다. 그러나 복지계획은 말처럼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복지의 수혜자가 양산되지 않도록 미리미리 국민을 잘 관리해 소외계층을 막는 일이다. 또 꼭 필요한 사람에게만 복지혜택을 주어 낭비를 막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이상의 복지정책이다. 이런 정책은 국민들 간의 차별이나 계층 차이가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가정에서만 실현 가능한 일이다.

어쨌든, 복지예산의 축소로 변화가 몰고 올 지자체와 사회복지 현장의 후폭풍은 불 보듯 뻔함에도 불구하고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는 이에 걸 맞는 대응책 마련이 거의 없어 향후 사회복지발전에 혼란이나 지체를 가져 올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 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2008년의 정부 재정운용계획은 기존 제도를 활용할 뿐 사회 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복지서비스를 확충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요즈음 현실적으로 물가가 폭등한 상황에서 그나마도 미흡한 현재의 급여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은 복지의 후퇴임이 틀림없다.

특히, 보육, 여성, 가족부문과 노인, 청소년, 취약계층 지원 예산의 증가율이 크게 축소된다. 2005-2008년 사이 보육, 여성, 가족 부문 예산은 7천억원에서 1조 6천억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내년부터 2012년 까지는 연평균 9.5% 늘리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노인, 청소년, 취약계층 지원 예산도 2005-2008년 기간에 연평균 31% 늘었으나, 앞으로의 이명박 정부는 4년 동안 연평균 14.1% 늘어나는 데에 그친다.

이제, 이명박 정부의 능동적 복지정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반드시 분권화 정책에 따른 국고보조사무의 지방이양과 그에 따른 분권교부세의 도입이 지방자치단체에서 사회복지재정 투입에 미친 영향과 미래에 예상되는 영향과 문제점을 분석해야 한다.

왜냐하면 재정분권 조치가 지방정부 수준에서의 사회복지 서비스 공급에 미치게 될 부정적인 영향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 사회복지환경 변화에 걸맞도록 사전에 개선책을 제시해야만 뒷전에 밀린 복지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중앙정부가 포괄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에 의거 복지재정 책임은 계속 분담하는 가운데 공급(전달) 책임은 지방자치단체가 분담하는 형태로 복지 서비스의 분권화가 추진되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분명히 지방정부의 복지예산의 축소나 왜곡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복지 서비스의 질이 상당히 추락될 소지가 높다.

그래서 사회복지사업법 및 개별 사회복지법에서 사회복지서비스나 급여의 임의적 선언규정을 의무적 강행규정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포괄보조금의 운영에 있어서 성과계약과 인센티브 운영을 점진적으로 도입하므로 써 지방간 서비스의 경쟁을 통해서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 아울러 포괄보조금제도 내에서 지출 불복을 설정함으로써 이른바 사회복지생활시설 운영을 둘러싼 님비현상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윤미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