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자원봉사대축제 참가 마포자원봉사센터 마련
 |
줄 서세요 줄!! 할머니 이거(사탕, 과일이 든 봉투) 받으시구요.
할아버지, 다리 아프시면 잠시 앉아서 쉬세요.
14일 아침 10시 하늘공원 억새 축제마당. 20여명의 할아버지 할머니와 초록색 조끼를 입은 젊은 엄마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오랜만의 나들이인 탓에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인 할머니들이 내리쬐는 햇빛에 연거푸 하품. 그리고 한 귀퉁이에는 너무 많이 참석한 할머니들에 주눅이 들었는지 할아버지 4～5명이 모여 앉아 정답게 얘기를 나누고 있다.
마포구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대축제 참여가 올해로 두 번째다.
처음부터 축제에 참여할 생각은 없었는데 저희 센터 프로그램 실행 시기와 축제시기가 맞아 떨어지더라구요.
자원봉사센터의 한 사회복지사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이 하나둘이 아니었단다.
가족봉사자 모집도 어려웠지만 무엇보다 독거노인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선정하는데 애를 먹었다는 그는 독거노인 참여자 모집을 위해 구청에 자료를 여러 번 의뢰했지만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없었던 것.
예전 장애인복지관에 있을 때도 똑같은 이유로 대상자를 선정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어이없는 이유로 협조를 거부당했던 아픔이 떠오르기까지 했다. 우여곡절 끝에 진행된 프로그램이라 그런지 기대 또한 크다.
요즘처럼 효행사상이 잊혀져 가는 세상에 청소년들에게는 효행사상의 의미를 되새기고, 독거 노인들에게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그는 갑작스레 쌀쌀해진 날씨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혹시라도 감기에 걸리지 않을까 내심 불안한 모양이다.
지팡이를 짚고 나온 할아버지도 허리를 펴지 못하는 할머니도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억새풀밭을 거니는 모습이 정겹기만 하다.
 |
나들이를 위해 사진기까지 직접 챙긴 정암(69서울시 마포구 창전동)할아버지는 오랜만에 나온 나들이를 기념하기 위해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너무너무 좋네요. 바람도 쐬고 억새풀도 보고. 같이 나와 준 자원봉사자들에게 너무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죠라며 싱글벙글인 정 할아버지는 나들이를 통해 만난 친구와의 기념촬영도 좋지만 누군가와 만나서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한다.
지하 단칸방에서 정부보조금으로 생활하고 있는 심복순(가명77서울시 마포구 염리동) 할머니는 이번 외출이 한 달만에 처음이다. 그간 허리부상으로 인해 한달 동안 꼼짝도 못하고 집에만 있다 오늘에서야 처음으로 외출을 시도,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다고. 1시간 여 동안의 외출이 못내 아쉬운지 내려오는 셔틀버스에서 하늘공원을 계속 주시하는 한 할머니는 이렇게 라도 바깥구경하고 사람 만나는 게 너무나 좋다고 했다.
이날의 행사를 위해 누구보다 고생한 사람은 바로 자원봉사자들. 겉으로 보기엔 한 두시간 가량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함께 산책한 것에 불과하지만 행사에 참여하게되기까지의 과정이 힘들다고 한다.
행사에 참여한 홍익여고 부모회 송인자(가명44서울시 마포구 서교동)씨는 집안 어른께는 죄송한 마음이 들지만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를 본 아이들에게도 영향이 미치는 것 같아 흐뭇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씨는 독거 노인과 함께 하는 자원봉사를 꺼리는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기 자신의 부모님도 제대로 못 챙기는데, 죄스러워서 어떻게 타인을 도와주느냐는 마음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처음은 힘들지만 시작하고 나면 보람과 교육이 한꺼번에 이루어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로 결연을 맺은 가족봉사단과 독거노인은 토요일 수혜자 초청의 날 이후에도 계속적인 결연으로 관계를 지속유지하게 된다.
이경하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10만원 저축 시 10만원 지원' 청년내일저축계좌 모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