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원 인권위원에 대한 장애인권단체들의 거센 반발로 2주 뒤로 연기된 27일 인권위 전원회의가 공권력의 ‘보호’속에서 재개됐다.

인권단체연석회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설비리척결과탈시설권리쟁취를위한공동투쟁단, 전국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등은 전원회의에 앞서 오후 1시께 김위원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후 농성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인권위 측의 시설보호요청으로 배치된 경찰병력의 원천봉쇄로 일부 활동가들은 11층에서, 장애인들은 1층 로비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농성을 시작했다.

지난 13일 전원위원회 회의 불발을 의식해서인지 인권위건물에는 오전 8시께부터 경찰병력이 배치돼 장애단체들과의 충돌을 빚기 시작했다. 인권위는 1층 로비는 물론이고 엘리베이터 가동을 중단시켜 휠체어장애인들의 발을 묶는 동시에 회의장인 13층으로 가는 모든 통로를 봉쇄하고 “엄연한 비공개 회의다. 기자들이 들어올 곳이 아니다”며 취재진들도 막아섰다.

이후 인권위 관계자들은 경찰의 비호 아래 취재진들을 따돌리고 미처 회의장으로 들어서지 못한 인권위원들을 13층 비상구를 통해 회의장으로 들여보내 오후 3시 30분부터 회의는 바로 속개됐다.

시설장애인 인권침해와 국고횡령 등의 의혹으로 장애ㆍ인권단체에게 거센 사퇴요구를 받고이는 김양원 비상임 인권위원은 이날 전원회의에 앞서 열린 소위원회 회의에 참석차 오전 10시께부터 인권위에 도착해 미리 13층 회의장으로 이동해 장애단체들과 별다른 마찰을 빚진 않았다.

박김영희 진보신당 공동대표는 "언제부터 인권위가 경찰의 보호를 받았나. 국가인권위는 다른국가기관과는 좀 다른 곳이 돼야하지 않나 이것은 장애인들을 마치 범법자 취급하는것과 다름없다"고 규탄했다.

이어 박대표는 "대통령과 한나라당에서 추천하는 인사가 얼마나 공정성 있는 판단을 내릴수 있겠나. 사회의 소수자의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대표성 있는 인사를 임명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 이것은 국가인권위의 신뢰도와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김양원 위원 즉각사퇴 ▲인권위원에 대한 공개인사검증 시스템 도입 ▲김 위원의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점거농성을 계속하는 한편 28일 오전11시께 인권위 앞에서 공권력 투입에 대한 항의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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