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보험사기 행위를 조사하기 위해 관련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국민의 질병정보를 요청할 수 있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건보공단과 시민사회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건강연대, 건강세상네트워크 등 50여개 노동, 농민 소비자, 시민단체는 4일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 개인의 질병 정보를 금융위원회가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보험업법 개정안’은 전 국민의 개인질병정보를 보험업계에 넘겨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보험업법은 전 국민을 보험사기의 혐의자로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개인질병정보를 보험업계로 넘겨주는 통로가 되려고 한다 ▲금융위원회는 국민의 개인정보 열람을 남발하여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높일 것이다 ▲이번 보험업법 개정안은 의료민영화를 위한 보험업계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것 이라고 정리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들은 ‘의료민영화 전면 추진 보험업법 개정안 철회하라’, ‘국민정보 팔아먹는 보험업법 반대한다’, ‘의료민영화 중단하고 건강보험 확대하라’라고 요구했다.

건강보험공단도 금융위의 보험업법개정안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건보공단은 “개인 질병정보를 제공할 시 개인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며 또한 개인의 내적 영역을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위헌 소지가 있다”며 “금융사기 조사 목적을 위해 결국 건강보험 가입자의 개인 질병정보를 제공하게 되는 보험업개정안에 대해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도 4일 성명서를 통해 개인질병정보를 보험업에 넘기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금융위원회가 입법예고한 보험업법 개정안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질병정보를 금융위원회가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내용이 ‘보험사기’를 명분으로 내세워 개인정보를 보험업계에 넘겨주려는 이명박 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우리는 이번 보험업법 개정안이 보건의료서비스를 먹잇감 삼아 자본을 키우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며 “이번 보험법은 국민의 개인정보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전국민을 보험범죄자 취급하는 등 인권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가진 법률이며 우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의 전면 철회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최문정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