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적용되는 서울시 장애인콜택시 새 운영규정. 제공/서울시시설관리공단

먼저 차량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왕복ㆍ경유 운행 폐지 규정에 따른 반발이 거세다. 이는 지난 7월 요금인하 후 이용자수 증가로 인해 이용대기시간이 길어진데 따른 것인데, 실질적인 해결책이 아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평이다.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 협회는 지난달 31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시내 왕복운행 폐지나 경유를 하지 않는 것으로 해결하려 하는 것은 이용하는 사람에게 불편을 감수하라는 책임전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장애인위원회도 “이동권은 아무 조건 없이 자유롭게 이동 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그러나 이번 공단의 시행 안내문은 ‘이동권’이라는 개념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왕복운행이나 경유 운행을 제도적으로 폐지하는 것은 중증장애인의 자유로운 이동권을 제한하는 것이며 특별교통수단으로서의 역할을 안 하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 위원회는 “장애인콜택시의 수요에 맞는 충분한 증차를 통해 이용자들의 장기 대기시간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장애인단체 등 이용자들은 대기시간 증가에 따른 이용불편 문제를 제기하며 지난 9월 서울시에 2009년까지 장애인콜택시 80대 우선 도입을 요구했었다. 당시 서울시는 예산편성 문제를 들어 원안대로 2010년까지 80대증차 계획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음주 후 탑승금지, 여가 이용 자제...과도한 사생활 침해 우려
또한 새 운영규정에 담긴 탑승제한 규정도 과도한 사생활 침해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새 운영규정에 따르면 여가를 목적으로 한 이용을 자제해 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음주 후 탑승, 욕설, 행패, 성희롱, 심부름 등 개인용무로 이용할 경우 차후 이용이 제한된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음주 후 탑승을 제한하는 것은 장애인의 사회활동을 지나치게 간섭하고, 탑승목적보다는 탑승상태를 문제 삼아 거부하는 것은 차별행위나 다름없다"며 "순수한 이동의 목적에 벗어난 탑승조건이 이용의 기준이 된다면 복장이 불량하다고 탑승거부를 할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도 "음주나 여가 선용의 이용을 거부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음주를 하여 업무에 지장이 있다는 것도 아니고, 단 한 모금만 마셔도 거부하는 것인지, 탑승한 장애인이 여가용으로 이용하는 것인지 외출의 목적을 일일이 밝히라는 것인지, 뒤를 조사하여 무슨 일로 이동을 하는지 뒷조사를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새로운 운영지침에는 그동안 시설관리공단에서 콜택시 이용회원들에게 발행했던 회원카드는 타인에게 양도하는 일이 있다며 폐지하고 장애인등록증 등 신분확인에 협조하지 않으면 이용을 제한하는 규정도 담고 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외관상으로도 구별이 확실한 중증장애인이기 때문에 장애인을 사칭한 불법 이용은 복지카드 확인으로 굳이 해야하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교통약자들을 위해 특별교통수단으로 도입된 장애인콜택시는 서울시의 경우 2003년 100대로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에서 위탁운영을 맡아 이용자수 증가로 인해 2006년 20대 증차에 이어 2007년 50대, 2008년 50대 증차해 현재 220대가 운용되고 있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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