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거진 광주·부산 복지용구 재가기관의 불법·부당 행위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정밀심사를 한다는 명목 하에 결제를 늦춰 재가기관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경기도에서 복지용구 사업소를 하고 있는 김형탁(가명) 소장은 9월 계약 분을 건보공단에 신청했으나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청구한 금액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어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

금액을 지급 못 받아 상품 차입은 물론 업체의 외상금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소장이 건보공단에 문의한 결과 “11월 이내에는 지급될 전망이다”라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김 씨는 “다들 서로 일을 미루는 것만 같다. 듣기로는 위법으로 의심되는 전국의 100여개 업소를 선정해 정밀 심사를 한다고 한다. 그동안 뭐하다가 적발하고 나서야 뒤늦게 나서서 피해를 주는지 답답할 노릇”이라며 한탄했다.

그의 복지용구 사업소는 지난 7월과 8월 대금은 한 달 이내에 나왔으나 9월 대금이 미뤄져 운영상의 차질을 빚고 있다.

김 씨는 “건보공단의 늦장 대응이 결국 부당행위를 조장하는 게 아니냐”며 “어느 아이템이나 불법행위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적발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지만 너무 급작스럽게 통보받고 피해를 입으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요양보험제도를 시장에 전면 개방한 이상 영리를 추구하는 불법행위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적법한 독립된 관리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석재은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공적 관리운영 기구 등의 도입하는 방안의 검토가 필요하다”며 “이용자에게 시설 평가를 공개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서비스 전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심사실 관계자는 “부당청구로 의심되는 사업소에 대한 심사로 결제가 늦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향후 이번과 같은 정밀 심사를 또 할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이어 “서비스 질을 담당하는 인력에 한계가 있어 전국에 수천 개의 요양시설을 관리할 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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