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그동안의 장애인콜택시 운영결과, 본래 취지에서 벗어난 이용사례 증가에 따라 나타나고 있는 고객불편을 해소하고자 관련제도 폐지, 제한 등 업무개선을 시행코자 하니...”를 머리말로 세우며 내놓은 11월 1일자 시행 장애인콜택시 새 운영규정을 두고 장애인계의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새 운영규정에 포함된 사항을 살펴보면 위에서 말하는 본래취지에서 벗어난 이용사례란 음주 후 탑승, 욕설, 행패, 성희롱, 심부름 등 개인용무를 의미하고 있다. 서울시는 앞서 열거한 행위를 할 경우 차후 이용을 제한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즉슨, 콜택시를 계속 이용하고 싶은 장애인은 많은 사람들이 가까이 혹은 즐겨 찾은 ‘한 잔’을 해서는 안되고, 혼잣말이라도 험한 말을 해서도, 화풀이를 해서도 운전자와 대화는 조심스럽게, 물론 접촉은 절대금물, 또한 웬만한 급한 용무가 아니면 이용해선 안된다는 말이다.

주객이 전도된 이 상황은 서울시가 더 많은 이용자를 위해서 라며 올 7월부터 콜택시 요금을 인하한데서 촉발됐다. 요금이 인하되자 서울시의 의도(?)대로 콜택시는 널리 애용됐고, 이용자들은 기본 1시간에서, 밤 시간 때에는 심지어 3~4시간씩 대기해야 했다. 불러도 대답없는 콜택시가 돼버린 것이다.

기다리다 지친 이용자들은 서울시에 민원을 제기하기 시작했고, 수입이 줄어든 콜택시 운전자들이 장거리 운행을 기피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폭증하는 민원에 대해 서울시가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새로운 운영지침에 담겨있는 긁어 부스럼 만들어 책임전가 하기다.

이러한 규정에 대한 장애인들의 반응은 대체로 싸늘하다. 한마디로 ‘내 생활에 니가 웬 참견이냐’는 거다. 이외에도 새로운 규정에는 비장애인과의 동승이나 여가목적으로 이용을 자제해 줄것과, 장애인등록증 등 신분확인에 필요한 절차를 거부할 경우 이용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고까지 명시했다.

언뜻 보면 유치하기까지 한 이런 지침을 버젓이 내놓는 시설관리공단의 태도는 장애인들의 이동권리에 대한 무지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대중교통에 불편을 느끼는 교통약자들을 위해 생겨난 ‘특별교통수단’이 바로 장애인콜택시다. 본래의 취지에 벗어난 행동으로 ‘고객 불편’을 초래하는 이는 외출하고 싶은 장애인들이 아니라 바로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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