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여성유치인에게 속옷(브래지어)을 탈의하게 한 후 유치장에서 생활하고 경찰 조사를 받도록 한 것은 인격권 침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경찰청장에게 여성유치인에게 속옷 탈의 요구 시 그 취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브래지어 탈의 후 성적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보완조치를 강구할 것 등을 권고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A씨(여, 27세)는 지난 8월 15일 촛불집회에 참석해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각각 강남경찰서, 중부경찰서, 마포경찰서로 연행된 후 유치장 입감 시 신체검사 과정에서 브래지어를 탈의한 후 유치장에 입감됐다.
또 이들은 16일 ~ 17일까지 브래지어가 탈의된 상태로 1 ~ 2회의 남자 경찰관에게 조사를 받았다.
 
경찰 측은 여성유치인이 착용하고 있는 속옷의 일종인 브래지어는 자신 또는 타인에게 위해를 줄 수 있는 위험물에 해당해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제9조에 따라 자살에 공용될 우려가 있는 물건이라는 개념에서 목적을 설명하고 유치인들에게 제출받아 보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경찰의 브래지어 탈의 요구가 유치인의 자해ㆍ자살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 해도 기본권 제한이 필요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고, 유치인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인정돼야 한다”며 “이 사건에서와 같이 여름철에 얇은 옷을 입고 있는 상태에서 브래지어를 탈의하게 할 경우 신체의 일부가 비칠 수도 있고 이로 인해 여성이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낄 수 있다”고 역설했다.

A 씨 등은 여름이고 얇은 옷을 입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담당경찰관이 진정인 및 피해자들에게 브래지어를 탈의하게 한 후 아무런 보완적 조치 없이 약 48시간을 유치장내에서 생활하게 하고 경찰조사를 받게 했다.  

최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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