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1996년 발생한 에바다 농아원 사건을 비롯, 1998년 양지마을 노숙인 불법감금 사건, 2003년 발생한 조건부신고시설인 성실정양원.은혜사랑의 집 사건, 2004년 정립회관의 비민주적 운영 사건, 2005년 성람재단, 청암재단 사건에 이르기까지, 사회복지시설에서 발생되는 제반의 문제들이 시설생활자에 대한 인권침해, 시설운영자에 의한 횡령 등의 비리, 시설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착취와 노동조합 불인정 및 탄압 등으로 지속되어 오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
20일 장애인의 날에 맞춰 사회복지시설 민주화 공공성을 위한 전국연대회의가 출범했다.
지난 20일 서울 마포 공덕동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시설민주화연대는 “문제시설의 특징은 비민주적이고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는 곳"이라며 “아무런 감시체계가 없는 가운데 시설운영자가 무소불위의 독재와 전횡을 휘두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사회복지시설의 민주화와 공공성 쟁취를 위한 법개정투쟁을 전국의 단위와 함께 할 것”이고 “나아가 대규모 수용위주의 시설정책에서 탈시설정책, 지역사회중심 정책으로의 전환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정수 시설민주화연대 공동대표 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회장은 “시설근무자들에 대한 노동착취와 생활자들의 인권유린 등이 만연되고 있지만 감시나 견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곳도 없이 방치되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들이 일시적인 문제가 아님을 인식하고,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대회의가 출범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회양극화 현상과 빈곤화 등의 문제들을 개인이 아닌 공동의 투쟁으로 이끌어가고, 우리들의 권리 쟁취를 위해 모두 함께 나서 투쟁하자”고 덧붙였다.
유원근 전국사회복지노조 산별추진위 집행위원장은 “오늘의 연대회의 출범은 각자 투쟁하던 동지들이 커다란 목적을 가지고 연대하고 같이 고민하며 풀어가겠다는 의지”라며 “개인의 영리가 아닌 우리의 임금과 노동력, 인권, 사회복지시설의 투명성 요구를 위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시설 비리, 인권유린, 사유화 문제는 절대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될 일”이라며 끝까지 함께 투쟁할 것을 약속했다.
조건부신고복지시설 생활자인권확보를 위한 공대위(준) 박숙경 씨는 “미신고시설의 비리나 인권침해는 결코 그 시설의 경제력이 낮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설기준을 갖추는 등 물리적으로 환경을 바꾼다해도 비리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탁상행정적 미신고시설 양성화정책을 비난했다.
8개 공동단체로 구성된 시설민주화연대회의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설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사회복지시설에 배당되는 정부지원금의 큰 문제는 이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전담직원이 한명도 없다는 것”이라며 “복지부는 인력부족과 업무과중으로 회피하고, 지자체에 떠맡기지만 지자체내에서의 유착관계가 해결이 되지 않는 이상 근본적인 시설비리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피
력했다.
그는 “시설의 문제는 이제 개별적 문제로는 더 이상 해결할 수 없다”며 “강고한 연대활동을 통한 강력한 저항만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시설민주화연대는 사회복지시설들의 근본적인 변화모색을 위한 방안으로 △사회복지시설의 공개적이고 투명한 운영을 위한 개방형 이사제 도입과 지역사회참여를 바탕으로 한 운영위원회 보장 △전국의 미신고시설에 대한 민.관 합동의 인권실태조사 시행 △탈시설화, 자립생활의 이념을 바탕으로 시설 내 장애인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동등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정책 강구 △보건복지부, 관할 지방자치단체 등의 관리.감독의 실질화 및 공공성 담보위한 대책 강구 등을 요구했다.
한편 시설민주화연대는 노동자의 힘, 민주노동당, 에바다복지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사회당,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연맹,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행동하는의사회 등 8개의 공동단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노숙인인권을실천하는사람들,을 비롯한 12개 단체가 참가단체로 참여하고 있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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