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우에라도 요양보호사 좌절 시키지 않겠다”
장재혁 보건복지가족부 요양보험제도과 과장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요양서비스와 올바른 요양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장 과장은 “어떤 정책이든간에 제도를 처음 수립하는 사람과 현장 간에는 항상 괴리감이 있다. 그 간격을 좁혀가는 노력이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중요하다고 본다”며 “그 간격을 최대한 빨리 단축시킬 것이며 현재 불거지는 새로운 문제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14일 국회에서 열린 요보법 개선 방향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이 청중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박은수 국회의원과 전국요양보호사협회에서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많은 요양보호사들이 참석해 토론시간에 복지부 직원에게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이들 현장의 목소리는 대부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안에서 겪었던 낮은 임금과 성폭력, 비현실적 처우에 대한 불만이었다.

전국요양보호사협회는 이번 토론회를 준비하기에 앞서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두 달여에 걸쳐 수도권에 적을 두고 있으며 취업경험이 있는 1급 요양보호사에 대한 심층 면접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밝혔다.

이 조사는 재가요양기관 요양보호사 34명, 요양시설 31명을 대상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시설의 경우 대부분 정규직이거나 계약직이 많은 반면 재가는 시급제가 대부분이었다. 재가기관이 요양보호사는 61%가 시급제였고 시설의 경우 비정규직은 25%로 드러났다.

청중 질문 시간에서 장재혁 과장에게 요양보호사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또한 중국교포들이 유예자로 등록돼 요양보호업무를 하고 있는 경우도 나타났다.

임금의 경우 재가가 시설보다 열악했는데 일부 지역 경우 5천원으로 요양보호사 시급을 ‘담합’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응답자의 시설노동자 38%와 재가 노동자 26%는 서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일을 하고 있었다.

요양보호사 업무 시 가장 힘든 점으로 시설 경우 낮은 임금 및 노동조건을 31%로 가장 높게 꼽았으며 업무 외 잡무, 야간 경우 인력 부족, 석션 및 체위 변경의 어려움 등이 뒤를 이었다. 재가 역시 낮은 임금과 노동조건을 40%가, 요양보호사에 대한 인식부족이 29%로 답했다.

발제자 최경숙 전국요양보호사협회 부회장은 “요양보호사들은 스스로를 국가가 인정한 공식 파출부라고 자조하는 실정이다. 처우를 개선하지 않는 이상 이들에게 서비스 질을 물을 수 없다”며 “안정적 서비스가 질을 담보하는 것이며 인력의 위기는 곧 요양보험의 위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요양보호사의 업무나 범위를 명확히 하고 이를 요양기관 이용자나 가족에게 안내하도록 지침이 필요할 것으로 보았다.

재가요양기관이 과잉 난립되면서 이용자 확보를 위해 ‘가족의 빨래·청소·모든 일 다 해준다’식으로 홍보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어 방문하는 요양보호사 경우 보호자의 요청에 거부하거나 대응하는 일이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요양기관 지정요건 강화 및 행정감독 강화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장기요양보험 시행 후 기존 1천여 개였던 재가기관은 현재 8천여 개를 넘어선 상태.

최 부회장은 “정부는 근로기준법조차 적용 제외되는 영세요양기관의 난립을 유도하고 있다”며 요양기관을 법인 이상으로 제한하고 재가 경우 상근 6인 이상의 최소한도 기준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허윤정 민주당 전문위원은 요양보호사의 윤리의식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는 “요양보호사 스스로가 당당한 전문가라는 것을 인식하고 그에 걸맞게 스스로의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불완전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의견을 받아들여 법률개선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보험제도라고 전면 비판하며 새로이 제도 수정을 가해야 한다는 비판의 의견도 제기됐다.

이정례 건강세상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요보법은 노인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제도”라며 “제대로 보험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공공지원으로 시설 투자, 인력 투자 등을 통해 공공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송현정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사회연대본부 사무처장은 “현재 빚어진 모든 문제는 결국 정부의 태만과 잘못된 정책에서 비롯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마치 그간 시민단체 및 전문가들이 누누이 지적해왔던 문제점들에 대해 귀 막고 안 듣는 것 같다”며 “사회단체들의 개선요구내용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으며 노조가 수차례 제기한 요양노동자들의 성폭행 등의 문제점에 대해서 면담 요청마저 무시했다”고 밝혔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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