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보육료와 기본보조금은 모두 이용아동을 기준으로 지원되는 동일 형태의 동일 성격의 보조금으로 보육바우처는 사회서비스 바우처처럼 새로운 지원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지원 형태의 변경이며 절차상 단순화로 보기 어려운 만큼 보육바우처 도입은 재고 돼야 한다”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보육정책 토론회 장은 많은 참석자들로 성황을 이뤘다.

카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종해 교수(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는 18일 국회 헌정 기념관에서 열린 ‘보육정책 현장의 의견을 듣는다-이명박정부 보육정책 진단 및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이명박정부 보육정책 평가’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현 정부에서 수요자중심 보육정책을 표방해 주요정책과제로 보육료지원확대, 양육수당 도입, 수요자 욕구에 맞는 보육서비스 제공, 보육서비스의 질제고, I-사랑카드(보육바우처 도입), 국공립시설 확충 등을 제시했다”며 “발제를 통해 정책과제가 적절한지, 그리고 적절하게 수행되고 있는지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의 보육정책은 ▲정책 대상, 시설이용 영유아→ 모든 영유아로 ▲지원방식, 시설지원→부모지원 ▲Initiative, 중앙정부→지방정부, 민간으로 ▲서비스 내용, 획일적 서비스→예방·맞춤·통합적 서비스로 ▲행정절차, 규제중심→규제합리화, 간소화, 단순화로 개편됐다.

주요정책 과제는 △보육료 지원 확대 △보육시설 미이용 아동에 대한 지원 △수요자 욕구에 맞는 보육서비스 제공 △보육서비스의 질 제고 △i-사랑카드 도입 △국공립보육시설 확충 등 인프라 개선 등이다.

보육바우처는 수요자중심보육서비스의 핵심 사업으로 도입됐다. 또 보육료 지원에 대한 정책수혜인식 정도가 낮고, 보육료 지원 업무 부담, 보육료 수혜 인지도 제고, 보육료 신청·지급 업무 부담 해소 등으로 보육바우처가 도입 된 것.

이에 김 교수는 “보육바우처는 새로운 지원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지원 형태의 변경인데 무엇을 목적으로 지원 형태를 변경하는지가 불분명 하다”며 “단순히 정책수혜인식을 높이기 위해서 75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들며 절차상의 단순화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민간 어립이집 위주의 공급 확대 정책이 가져온 문제점 누적, 잠재된 쟁점인 보육료 자율화 문제 재론의 위험, 보육비용의 문제, 보육시설 진출의 문제, 도덕적 해이의 문제 등을 바우처 방식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특히 보육바우처 도입의 가장 큰 수혜자는 금융기관이 된다.

김 교수는 “수요자 중심이라는 정책목표와는 달리 보육바우처, 양육수당의 도입 이외에는 새로운 정책 과제 제시가 없고, 수요자중심을 위한 정책과제인지 불투명하다”며 “출산과 육아의 문제는 사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이기에 보육서비스를 공적 방식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순히 ‘보육비용에 대한 수요자 직접 지원 + 민간의 서비스 공급’에 의존하는 방안이 아닌 공공성의 강화 필요, 국공립시설 확충방안은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한다”며 “보육료지원대상 확대 역시 무상보육뿐만 아니라 전체적 지원대상 확대 방안이 병행되어야 하며 이러한 계획을 실천할 수 있는 재원도 예산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황재만 빛사랑어린이집 원장은 “보육바우처는 금융기관의 배만 불리는 것으로 재고 돼야 한다”며 “미국과 영국 등에서 이미 실패한 정책이라는 점을 종합할 때 보육바우처 제도의 도입계획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신학대학교 백혜리 보육학과 교수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공청회도 하지 않았다”며 “수요자 중심의 보육정책을 무리하게 끌고 간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남윤인순 상임대표는 김종해 교수 발제에 전체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남윤인순 대표는 i-사랑카드 도입에 따른 문제점으로 ▲시범사업조차 해보지 않고 제도 개선부터 추진하는 것은 국가재정을 낭비할 우려가 있다 ▲이명박 정부가 0-5세까지 무상보육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렇다면 전자 바우처를 굳이 도입할 필요가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도덕적 해이를 조장할 수 있다 ▲이용자 불편 초래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남윤인순 대표는 “특히 자녀양육수당에 도입은 국공립보육시설 영아반 확대, 육아휴직제 실질화 등과 연계해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국공립보육시설 설치 유형을 다양화해서 중, 소 규모 보육시설이 확대되어야 하며 현재 1-3세까지 보육율이 낮으므로 이들을 보육할 수 있는 국공립보육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문정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