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에 참가한 노인들이 이력서를 내기 위해 줄 서 있다.

전국적으로 수많은 고령자 취업 박람회가 각기 비슷하거나 다른 이름으로 매년 개최되고 있지만 그 성과는 아직까지 미비하다.

지난 2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08 고령자 채용박람회’ 사무국의 곽성신 동작고령자취업알선센터 과장은 “그럼에도 자주 열리는 박람회가 고령자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바로 이런 기회를 통해 참여업체를 하나라도 더 알선할 수 있으며 노인들은 구직활동을 통해 시장의 성격과 기업이 원하는 인재 상을 알 수 있고 더불어 자신들이 준비해야 할 점 등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사람들의 인식개선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번에 열린 고령자 채용 박람회는 노동부 지원을 받아 서부권 고령자 취업알선센터인 관악, 동작, 서부, 양천 4곳이 주관했다.

게시판에 붙여진 구인업체 정보를 보고 있다.

최연진 서부취업알센센터 과장은 “노동부 지원을 받아 올해 처음 개최돼 내년에도 열릴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결과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박람회에 참여한 업체는 총 30개의 기업체가 부스로 참여하고 42개 기업체가 게시판으로 참가했다.

구직 노인의 참가는 이 수의 배를 넘어 압도적이다. 이날 입장객은 총 3천 147명으로 오전에는 줄을 서 입장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참가자 한서현(57, 남)씨는 “지금 이 나이에 일없이 산다는 것은 비참한 일이다”며 “돈도 필요하고 자식들에게 의지만 할 수 도 없는 노릇”이라며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업체 쪽도 박람회 특성상 고령자 고용을 전문으로 하거나 노인고용에 긍정적인 업체가 많았다.

박람회에는 총 30여개의 구인업체가 부스를 마련해두고 설명 및 이력서를 받고 있다.

 

참여업체 (주)스크린미디어는 틀에 박힌 영정사진에서 벗어나 신개념의 디지털 동영상 영정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이 업체는 바로 이 동영상을 만드는 시스템을 개발해 간단한 작업을 할 줄 아는 고령자를 구인하고 있다.

박경호 스크린미디어 대표이사는 “영정동영상을 만드는 프로그램이 단순작업이기 때문에 고령자도 무난하게 할 수 있다”며 “고령인력풀도 풍부하고 또 노인 직원 입소문 효과도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람회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지하철역에 붙은 포스터를 보고 알게 돼 참가하게 됐다는 김형석(60, 남) 씨는 “기대를 하고 왔지만 남자는 죄다 업종이 경비고 구인업체 수도 적어 실망했다”고 말했다.

또 실버기자를 모집하는 굿 뉴스피플 관계자는 “취재를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노인은 많지 않다”며 “회사 특성상 조건이 갖춰져도 역량이 부족한 노인들은 고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모집된 이력서는 총 1942건. 이 중 몇 %가 고용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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