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혼란이 예사롭지 않다. 주가가 내리고 환율이 오르는 상황,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하다. IMF때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시장 경제는 얼어 있고, 은행에서 돈 빌리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일자리는 3년 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모두가 피부로 느끼는 어려움은 크다. 추운겨울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사회분위기는 더욱 춥다.

이러한 때 기부문화 확산은 사회의 추운겨울을 녹일 수 있는 작은 씨앗이 될 것이다. 얼마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공개한 지난 10년간 개인 기부자 순위를 보면 1위가 익명의 기부자(나중에 영화배우 문근영으로 밝혀졌다), 2위 홍명보 축구대표팀 코치, 3위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 5위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 등으로 이들 모두 자수성가해 모은 돈을 기부했다.

이들 뿐만 아니라 연예인 중 차인표-신애라 부부나 션-정혜영 부부, 가수 김장훈도 어려운 사람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최근 숨진 대만 2위의 갑부이자 ‘경영의 신’으로 불렸던 왕융청 대만프라스틱그룹 회장은 “모두가 부를 바라지만 태어날 때 이를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은 없으며 누구도 떠날 때 가지고 떠날 수 없다. 모으는 재산은 다를지 모르지만 세상과 작별할 때 재산도 모두 사회로 돌아가는 것은 예외가 없다”며 돈은 하늘에서 빌린 것이라며 생전에 모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편지를 남겼다.

특히 영화배우 문근영의 기부가 알려지면서 작은 기부들이 늘어나고 있다. 20일부터 지급되기 시작한 유가환급금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겠다는 기부자부터 작은 돈이지만 기부 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이들이 확산되고 있다. 이렇듯 유명인들의 기부나 어려운 사람을 위한 선행은 다른 이들에 비해 파급 효과가 크다. 

이들 모두가 쉽지 않은 일을 했다. 모은 돈을 사회에 되돌림으로써 행복지수를 높였다.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도 돈이 적다고 불행한 것도 아니다. 빌게이츠도 현명하게 돈을 쓰는 것은 돈을 버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빌게이츠나 워런 버핏이 존경 받는 것은 그들이 사회 지도층으로 도덕적 책무를 다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이런 아름다운 선행은 어둠 속에 조그마한 빛을 선물한다. 그리고 이런 어려운 때 일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CRS)이 절실하고 필요하다. 우리사회는 아직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실현은 보편화되지 못했다. 대기업이나 공기업 중심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회공헌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관심 없고 기여를 못하는 기업도 많다. 특히 한국에서 이윤은 챙기면서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는 다국적기업의 국내 지사들도 반성을 해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은 단순히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을 넘어 기업과 국민이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제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기업과 금융기관의 감원, 구조조정 소식과 계속되는 경제 불황은 쓸쓸하고 더욱 추운 연말을 예고하고 있다. 어두운 밤일수록 하늘의 별은 더 빛난다고 한다. 피와 땀을 흘려 모은 돈을 사회에 되돌려주는 이들과 기업들이 모두 함께 기부문화 확산에 기여 한다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의 기부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기업들이 나서줘야 한다. 기업들이 얻은 이윤을 사회로 환원한다면 기업에 대한 이미지도 높아지고 국민들은 그 작은 선행에 또 다시 이윤으로 되돌려 줄 것이다. 깊은 불황과 어둠에서 더 빨리 벗어날 수 있게 많은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에 나서 줄 것을 기대해 본다.

최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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