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노인미디어포럼에서 정재민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그는 노인 스스로 미디어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노인복지센터가 제 1회 서울노인영화제를 치르고 난 후 프로그램 참여 노인과 교육 전담 강사, 전문가 교수 등을 한자리에 모아 그간의 성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2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이번 포럼에 참석한 발제자들은 입을 모아 노인들이 스스로 적극적인 미디어 매체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영상을 통한 노인의 의사소통이 세대 간 통합에도 기여하는 데 큰 효과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포럼에 앞서 주제 강연을 맡았던 정재민 서울여자대학교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지난 2006년 한국언론재단의 노인의 미디어 이용실태와 만족도 조사를 인용하면서 “공중파 방송에서 노인 관련 프로그램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이는 광고가 붙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그 원인을 지적했다.

이어 미디어에서 나타나는 노인의 정형화된 이미지가 외려 시청자들로 하여금 노인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른바 미디어 학습에 대한 폐해도 언급했다.

정 교수는 “노인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미디어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하고 확보하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비단 TV뿐만이 아닌 영화, 연극 등의 매체를 적극적으로 향유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 2001년부터 노인을 대상으로 미디어 교육을 순차적으로 해온 서울노인복지센터 이명희 부장은 올해 영화를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며 센터 사례를 바탕으로 영상을 이용한 세대 간 통합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포럼에 참가한 많은 노인들이 직접 영상을 만드는 동년배 발표를  주의깊게 듣고 있다.

이 부장은 성과 보고에서 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아 보여주는 활동은 노인의 자아통합과 성취감뿐만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노인들의 관점과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뜻 깊은 자료라고 덧붙였다.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영상 교육을 담당했던 오정훈 미디 액트 교육실장은 미디어 활동 노인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 스스로 만든 영상을 다양한 매체에 직접 제공하고 이를 통해 노인 이미지를 노인들이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회의 노인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 노인을 더 움츠리게 만든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노인 미디어 단체 라영수 은빛둥지 원장은 “이끌려 다니는 것이 아니라 노인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한국처럼 활발하고 역동적인 노인은 없다며 정부나 사회구성원 들도 노인을 긍정적 시각에서 바라보고 지원 정책을 세워야 된다고 밝혔다.

라 원장은 “노인은 많은 시간과 경험이라는 컨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소중한 자산이므로 이를 잘 활용한다면 고령화 사회가 제 3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교육을 받아 3편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조경자(80, 여) 씨는 영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드는 재미는 나를 젊게 만드는 활력소라며 잊었던 삶의 열정과 즐거움을 다시 알게 된 소중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서울노인복지센터는 앞으로 2회, 3회 노인영화제를 통해 보다 많은 노인영상인들을 발굴하고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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