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정부가 제출한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 비준동의안(이하 협약)’이 정부원안대로 국회 본 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2일 오후 제278회 정기회 제14차 본회의를 열고 재석의원 250명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 비준동의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정부가 제출한 원안은 번역 오류의 시정여부와 선택의정서를 채택하지 않은 점, 장애인의 보험가입차별 독소조항의 비준유보 등 협약의 실효성, 강제력과 관련한 중요사항이 빠져 있어 앞으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선택의정서’는 50개의 협약 조항에 담지 못한 국제차원의 권리구제 절차를 규정한 것으로 UN장애인권리위원회의 조사권 요구 등을 담고 있다. 이 ‘선택의정서’의 비준 여부에 따라 협약의 실효성 여부가 달라진 다는 점에서 장애인계는 비준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장애인 보험가입 다룬 조항 비준유보...곽정숙 의원 ‘상법732조’폐지 개정안 발의
정부는 이번 비준동의안에 국내상법과 충돌한다는 이유로 장애인의 보험가입내용을 담은 협약 제25조 (마)항 비준을 유보했다. 이는 정부의 상법 개정안 추진과 관련해 개정안의 처리 여부에 따라 유보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에 따른 것이다.

‘15세미만자,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다’고 명시한 상법 732조는 장애인의 보험가입을 원천봉쇄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부가 지난 8월 발의한 상법개정안은 정신장애인의 생명보험 계약 체결여부에 초점을 두고있다. 개정안은 732조를 그대로 두고 ‘다만, 심신박약자가 보험계약을 체결하거나 제731조에 따른 서면 동의를 할 때에 의사능력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단소 조항을 달아 심신박약자 중 의사능력이 있는 자의 피보험자격을 명시했다.

그러나 장애인계를 비롯한 각계에서는 일부개정이 아닌 완전폐지를 주장하고 있으며, 장차법 시행이후 이 조항과 관련한 인권위 권고 사항도 내려진 바 있다.

인권위는 지난 8월 정신장애를 이유로 보험가입을 거절한 것은 ‘금융상품 및 서비스의 제공자는 보험가입 등 각종 금융상품과 서비스의 제공에 있어서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을 제한·배제·분리·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5ㆍ17조에 위반한다고 판단, 시정권고와 함께 법무부에 상법 제732조의 폐지를 권고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이 지난 28일자로 상법 732조의 조항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발의해 협약의 국회 본회의 통과와 맞물려 이에 대한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곽 의원은 “장애인의 보험가입에 있어 차별을 개선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의 보완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732조를 삭제해 장애인들이 차별 없이 사고와 노후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개정이유를 밝혔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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