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본격 시행된 노인장기요양보험료가 4.05%에서 4.78%로 내년도에 조금 오른다. 이로써 국민 1인당 평균 3천 200원정도의 세금으로 몸이 불편한 노인 23만명을 도와주게 된다.

우리보다 10여년 먼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시행한 독일 경우 처음 제도를 시행하면서 내세웠던 홍보문구는 ‘피자 한판 값으로 노인들을 케어합시다’였다. 우리나라의 피자 한 판값은 대체로 1만원 정도로 독일에 비하면 한국의 장기요양보험료는 낮은 편이다.

국민들에게 일률적으로 걷는 돈이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올릴 수는 없는 노릇이나 이런 적은 재원은 요보법 서비스 질에 영향을 미친다.

단적인 예로 며칠 전 요양보호사관련 취재를 하다 요즘 노인요양시설을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부른다는 얘기를 들었다.

물론 이것이 일반화 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아니땐 굴뚝에 연기날까’ 하는 심정이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고 한 요양시설에 취업을 했다 3일 만에 그만뒀다는 한 요양보호사는 늦은밤에 2, 3층 병실 노인 17명을 아무도 없이 혼자 지키고 있자니 너무 무서웠단다. ‘혹시라도 사고가 나면 119에 신고하랴, 병원응급실에 데려가랴, 병원 관리실에 얘기하랴, 그러면 시설에 아무도 없는데?’ 까지 생각이 미친 그는 다음날로 시설에 그만두겠다고 얘기했다.

요양보험제도 관계법령에 보면 시설 환자 2.5명당 요양보호사 1인이 인력기준이다. 얼핏 들어보면 뭐 저정도는 양호하지 않나? 라고 생각할 수 도 있다. 그러나 법정근무시간 8시간에 3교대를 놓고 보면 실제 현장에서는 1인당 10명 정도의 환자를 케어하게 된다.

시설 경우 대부분 입소하는 노인은 중풍 혹은 치매다. 중증환자들은 욕창방지를 위해 체위도 자주 변경해줘야 하고 무엇보다 평균 6시간마다 기저귀를 갈아줘야 한다. 그 외에도 식사시간, 이· 미용시간, 세안 시간, 체크 시간, 시트 갈아주기 등등을 다 하려면 몇 명의 요양보호사가 몇 명을 케어 해야 적당하다 할까.

노인요양을 사회가 공동을 책임지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어차피 들어갈 돈이라면 보다 효율적이고 질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 수혜자와 노동자가 서로 윈윈하는 방법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이상적으로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의 ‘시행초기라 부족한 점이 많다’란 변명을 믿어보고 앞으로 더 나은 제도가 되길 기대한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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