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미 기자

“임기 2년 동안 무엇보다 개인 기부를 늘리는데 역점을 둘 생각이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개인기부가 30%를 차지하고 기업기부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기부자인 개미군단을 개발하고 발전 시켜 든든한 버팀목을 만드는 것이 회장으로써 가장 큰 바람이며 목표이다”

취임한달, 연말연시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서울모금회) 김동수(55) 회장은 우리나라 기부문화에 대해 개인기부가 늘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동수 회장은 공동모금회 10주년이 된 올해를 성장과 내실을 다지는 시기에서 변화와 혁신의 시기로 넘어가는 중요한 기점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제부터는 나눔과 배분에 있어서도 투자의 개념을 도입해 갱생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연계를 통해 받는 이들의 노력에 중점을 둘 것이라 강조했다.

지역사회 환경을 변화시키는 ‘커뮤니티 임팩트’에 주력 할 터
추운겨울이 되면 가장 바쁜 단체 공동모금회. 취임과 함께 시간을 쪼개고 쪼개 봉사에 힘쓰는 김 회장의 향후 2년의 계획은 무엇일까? 

서울모금회 회장으로서 그의 가장 큰 계획은 단연 모금회의 발전이다. 취임한달 업무와 각종 행사로 정신없는 그는 “전임 회장님들이 만들어 놓은 발전을 토대로 모금회를 더 발전시키고 더 많은 기금을 모을 수 있는 기금 확대 방안과 그 기금의 효율적 배분에 대해 항상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모금회는 지역의 끼니해결과 같은 시급한 현안 해결을 위한 지원을 계속하면서 문제들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지난 10년 동안 모금회는 나눔 문화의 확산과 모금회의 양적 성장을 위해 노력했다. 모금 회는 지역사회의 돌보는 힘을 동원해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모아진 성금을 바탕으로 어려운 사람을 위해 배분 한다. 

하지만 김 회장은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 말한다. “전임 회장님들이 모금회의 양적 성장을 위하여 노력 해 왔으며 그 중 바로 전임 회장이신 가재환 회장님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변화를 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는 그 발전을 위해 커뮤니트 임팩트(Community Impact)를 활발히 이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커뮤니트 임팩트는 지역사회의 환경을 지속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으로 ‘배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며 금전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내의 다양한 자원들을 동원해 개인과 가족과 이를 둘러싼 지역사회 환경들을 변화시킴으로 단순히 지원 프로그램 대상자뿐만 아니라 전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키는 것을 말한다.

즉 문제 발생 원인을 파악해 해결하는 과정에서 공동모금회는 물론 자치구 지역주민, 자원봉사자, 기업 등 모든 사람들이 참여해 단순히 지원과 지원대상자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 하는 주체가 되는 것이다.

그는 단순한 지원에서 벗어난 커뮤니티 임팩트 사업을 확장하고 우리나라에 맞는 사회복지의 모델로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또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어릴 때부터 교육을 지속 적으로 시키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어릴 때부터 ‘기부’를 배우게 된다면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모금 회는 계속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재 개인 기부를 늘리기 위한 개미군단 개발에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기부가 기업기부에 미치지 못하지만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어서 희망적이라고 한다.

김 회장은 “개미군단이야 말로 모금회를 이끌어 가고 책임 질 수 있는 힘이 된다”며 “임기동안 커뮤니티 임팩트와 함께 더불어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봉사는 타고 난 심성…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수행은 운명 같은 것
김 회장은 20년간 의료계에 몸담으며 의료 취약 지역을 찾아 진료봉사를 하고 있다. 봉사 시작 계기에 대해 그는 ‘긍휼(矜恤) 하다’고 표현했다. 마음이 여리고 힘든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돌봐 주어야 직성이 풀린다는 그의 심성은 타고난 것이란다. 어릴 적부터 마음에서 우러나와 봉사를 하게 됐다는 그.

의사가 된 것도 그런 돌보는 마음과 섬기는 마음 때문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남을 섬기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의사’라는 생각을 했고 의사의 길을 택했다는 그는 소아과 선택에 대해서도 아이들을 치료하고 돌봐 주는 것이 사회를 위한 든든한 투자라 생각했다고 한다.

나눠주는 것이 기쁘고 어려운 사람을 돌보는 것이 천성인 그는 한국기아대책과 글로벌케어(의료선교단체)에 몸담고 있다.

“처음 진료 봉사를 시작했을 때는 며칠만 치료하고 돌아오게 되고 다른 지역 방문 때문에 가지 못해 일회성으로 끝나 가슴 아프고 후회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떻게든 지속하려 하고 예방적 차원의 준비물을 많이 준비해 가게 된다”
 
그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사회복지라 했다. 단순 진료 봉사나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 관심을 갖게 된 것도 봉사를 통해 얻게 된 소중한 경험이다.

그는 “진료봉사와 기아대책 본부 일을 하면서 복지 마인드가 넓어졌다”며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예방적 차원의 준비와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쩌면 그에게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직 수행은 운명처럼 다가 온 것이다. 의사라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봉사에서 얻는 기쁨과 행복 때문에 봉사직인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향후 10년은 질적 성장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개인기부 활성화를 위해 아너 소사이어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고 이를 위해 1억 원 이상 기부하는 사회지도자들의 모임으로 현재 24명 정도다.

김 회장은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갖추고 사회도 성숙해진 만큼 그에 걸맞은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고 있지만 이럴 때 일수록 사회지도층의 적극적인 기부 활동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문화 확산에 대해서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기업의 기부 참여가 많아지고 활발해지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며 “그러나 아직도 연말에 일시적으로 다른 기업의 눈치를 보며 기부하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연말 기부가 아닌 일정액을 1년 동안 꾸준하게 지원 할 수 있는 기부자를 늘리는 것도 공동모금회의 성장을 위한 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기업들의 사회적 참여를 위해서는 그에 따른 세제혜택 등 법제도의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배분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김 회장은 “배분은 미래에 대한 투자다. 도움 받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환경적 변화를 이끌며 질적 성장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갱생 할 수 있는 투자 개념의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부문화 확산과 배분된 모금액들이 효율적으로 사용되는지 실사를 통해 확인하는 등 사회복지를 적극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며 재임기간동안 질적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숙명처럼 여기는 김동수 회장은 지역사회 복지기관과 협력을 통해 보다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겠다며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사진/윤미 기자)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 개정은 전근대적 발상이다
최근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의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 개정안 발의로 공동모금회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계가 어수선하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법 개정안 발의를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든다. 공동모금회가 설립된 배경은 민간으로 조성된 성금이 어려운 이웃에게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였다”며 “법이 개정돼 관 주도로 이루어지는 것은 개인의 자율적 기부, 봉사, 나눔인 기본 취지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그동안 실제로 정부가 지원 하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를 공동모금회가 지원해 왔다. 이것은 민간단체의 유연성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해 민간모금기관을 통제하려 하는 것은 역효과를 가져올 뿐이라며 김 회장은 우려를 나타냈다.

김 회장은 개인 기부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민간차원에서 모금회가 이렇게 발전했다는 것은 그 만큼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며 “잘 되는 만큼 칭찬하고 그대로 지속할 수 있도록 보존하고 지켜 주는 것을 바란다”고 역설했다.

이어 "민간단체인 모금회가 관주도로 가게 되면 경직될 수 있고 모금회법 개정은 ‘전근대적 발상’"이며 "나눔 문화 발전이라는 흐름에 반하는 일인 만큼 민간단체인 모금회가 나눔 문화를 보다 활성화 시킬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줘야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의 빠른 걸음과 끊임없는 열정이 서울모금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자못 기대된다.

<김동수 회장 프로필>

△1953년 생.
△1971년 배제고등학교 졸업.
△1977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1986년 연세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졸업(석·박사).
△1996~1998년 워싱턴 메디컬 스쿨 소아과 객원교수.
△2007~2008년 세브란스병원 부원장 역임.
△現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 교수.
△現 글로벌케어(의료선교단체) 자문위원, 한국기아대책 감사.
△現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 과장.
△現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최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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