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 씨의 수상작 '현미의 시선'  <사진/한국장애인개발원>

“손이 아닌 입으로 그리는 그림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입술과 입안이 부르터 피가 날 때가 많습니다. 종종 깊은 밤이나 새벽에 그림을 그리고 싶을 때가 있지만, 깊은 잠에 빠진 아내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기에 그럴 때는 난 눈을 감고 생각으로 그림을 그리지요”

한국장애인개발원(원장 이용흥) 주최 ‘제18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및 미술대전’에서 구족화가 박정(36, 지체1급)씨가 서양화 ‘현미의 시선’으로 미술부문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장애인 미술대전, 문학상 시상식은 재능있는 장애인 작가의 작품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이번 시상을 위해 장애인 개발원은 지난 9월과 10월에 걸쳐 각 부문 작품을 공모했다.

1991년 당시 18세의 고교축구선수로 활약하던 박 씨는 수영장에서의 다이빙 사고로 목 아래 전신 마비가 되었고 그 후 가족들의 권유로 그림을 시작했다. 그 후 박 씨는 2000년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2005년 금강미술대전 우수상 등 각종 공모전에서 17여 차례 수상하는 등 숨겨진 ‘끼’를 발휘했다.

제18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및 미술대전에서 1부 부문 대상을 차지한 구족화가 박정 씨.<사진/한국장애인개발원>

 

또한 미술대전 2부 서예, 문인화, 서각부문 대상은 기고봉 선생의 시를 서예작품으로 한 박재홍(지체 2급)씨가 차지했다.

운문부(시ㆍ동시)와 산문부(중ㆍ단편소설, 동화, 수필)로 나누어 공모한 장애인문학상 대상에는 이완호(지체1급)씨의 수필 ‘덤으로 얻은 생명’이 선정됐으며 최우수상에는 문영열(지체1급)씨의 시 ‘그곳에는’과 안승서(지체1급)씨의 소설 ‘호두 두 알’이 각각 선정됐다.

미술대전 우수상에는 전해진(지체1급)씨의 서양화 ‘행복한 장애인’과 한정섭(청각2급) 씨의 한국화 ‘생업’, 이봉화(청각 3급)씨의 문인화 ‘석난’이 각각 수상했다.

문학상 우수상에는 손병걸(시각1급)씨의 시 ‘작설차를 마시며’, 박재곤(지체3급)씨의 동시 ‘손 꼬마의 아침’, 이영미(청각장애2급)씨의 동시 ‘빗자루와 붓자리’, 김진균(지체2급) 의 소설 ‘가사도우미’, 최웅진(시각6급)씨의 동화 ‘쌍둥이 소나무’, 최영호(지체2급)씨의 수필 ‘둥지로 다시 찾아온 세월’ 등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9일(화) 오후 3시부터 과천시민회관 소극장에서 개최되며 미술대전 수상작들은 12월 9일부터 12월 15일까지 회관 전시실에서 전시된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진행한 ‘2008 장애인일자리사업 체험수기’ 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박슬기(뇌병변-시각장애3급, 대구광역시 대명11동 주민센터 도우미)씨 등 수상자들에 대한 시상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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